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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요약

[기브엔테이크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_애덤 그랜트 _생각연구소_Summary요약_리북

by 림을위하여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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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소개시켜드릴 책은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기브앤테이크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애덤 그랜트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매쳐로서의 삶을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책을 읽고나서 기버로서의 삶을 살기를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기여하며 사는게 어쩌면 가장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매월 50,000원을 불우 아동 돕기로 하고 신청을 완료 하였습니다. 금액이 크던 작던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참 기쁘고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재능 기부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제목: 기브앤테이크

 

        부제: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저자: 애덤 그랜트

        출판: 생각 연구소

 

 

 

'상호관계의 원리'는 외교다.

하나를 주고 열을 받아라

마크 트웨인

작가

 

재능, 노력, 운 뒤에 숨은 성공의 동력

통념에 따르면 커다란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 성취동기. 기회다. 성공을 거두려면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물론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기회도 따라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니 셰이더와 데이 비드 호닉의 이야기에는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네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그것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우리는 보통 무언가 선택을 한다. 이때 상대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으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되돌려 받을 것은 생각하지 않고 주는 쪽을 택해 야 할까? 나는 조직심리학자이자 와튼스쿨 교수로서 10년 이상을 이 '선택' 연구에 집중해왔다. 그 연구 대상은 구글 의 직원부터 미국 공군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했고, 어느 쪽이 성공에 더 유리한지와 관련해 충격적인 결론을 얻었다.

지난 30여 년간 이루어진 획기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사회과학자들은 개인마다 선호하는 '호혜 원칙'이 다르다는 것, 즉 사람마다 주는 양과 받는 양에 대한 희망에 극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선호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혜 원칙의 양극단에 선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여기서는 그 둘을 각각 기버(giver) '테이커(Taker)'로 부르겠다.

테이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이들은 상호관계를 입맛에 맞 게 왜곡하고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또한 세상을 '먼저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히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보고, 성공하려면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까닭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많이 얻으려 한다.

사실 평범한 테이커는 잔인하거나 극악무도하지 않다. 그저 조심스럽고 자기방어적일 뿐이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 한다.

'내가 내 것을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어?

만약 데이비드 호닉이 테이커에 가까운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고려할 시간을 원하는 대니 셰이더의 입장보다 투자 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우선시해 계약 마감 기한을 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호닉은 테이커가 아니라 기버였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버는 상대적으로 드문 부류다. 그들은 상호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고 자기가 받 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한다. 테이커는 자신에게 중점을 두고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가슴 하는 성향이 있는 반면, 기버는 타인에게 중점을 두고 자기가 상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 핀다.

돈과 관련해서만 이러한 성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기버와 테이커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돈의 많고 적음이나 고용주에게 요구하는 연봉의 액수에 따라 구별하는 개념이 아니다. 기버와 테이커는 행동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테이 커는 노력 이상의 이익이 돌아올 경우에만 전략적으로 남을 돕는다. 기버의 손익 개념은 그 방식이 전혀 다르다. 기버 는 자신이 들이는 노력이나 비용보다 타인의 이익이 더 클 때 남을 돕는다. 심지어 노력이나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고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은 채 남을 돕는다. 시간, 노력, 지식, 기술, 아이디어, 인간관계를 총동원해 누군가를 돕고자 애쓰는 사람이 같은 사무실 안에 있다면, 그가 바로 기버다.

혹시 테레사 수녀나 모한다스 간디 같은 위대한 성인만 기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무언가 대단히 희생적인 행동을 해야 기버가 되는 건 아니다. 기버는 타인 돕기, 조언하기, 공적 나누기, 남을 위해 인간관계 맺기 등 타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판단한다.

이런 유형의 행동은 일터 이외의 장소에서 꽤 일반적이다. 예일대학의 심리학자 마거릿 클라크(Margaret Clark)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친밀한 관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기버처럼 행동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결혼생활이나 교우관계에서 가급적 손익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에게 봉사한다.

반면 직장에서는 상호관계가 좀 더 복잡하다. 직업적으로 철저하게 기버이거나 테이커인 사람은 거의 없고 대개는 세 번째 행동 유형을 선택한다. 그 유형은 바로 손해와 이익이 균형을 이루도록 애쓰는 '매처(matcher)'. 공평함을 원칙으로 삼는 매처는 남을 도울 때 상부상조 원리를 내세워 자기 이익을 보호한다. 당신이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원 리를 믿고 인간관계란 호의를 주고받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매처다.

주는 것, 받는 것 그리고 균형을 이루는 것은 사회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 행동양식이다. 하지만 그 구별 은 명확하지 않다. 설령 한 가지 행동양식을 따랐더라도 직장에서 맡은 업무가 바뀌거나 관계가 달라지면 다른 양식 으로 변할 수 있다. 당신이 연봉 협상을 할 때는 테이커, 부하직원에게 조언을 해줄 때는 기버, 동료와 전문지식을 나눌 때는 매처처럼 행동해도 전혀 놀랄 것 없다. 5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 일터에서 남을 대할 때 주로 한 가지 행동양 식을 선택한다는 증거가 있다. 그 행동양식은 능력, 성취동기, 기회와 더불어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는 사람

세 가지 행동유형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한 유형은 다른 두 유형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른다.

어쩌면 당신은 데이비드 호닉의 사례를 근거로 기버가 가장 나쁜 결과를 얻으리라고 예측할지도 모른다. 맞다. 기버 가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한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가 입증한다. 남을 이롭게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공 기회를 희생하는 기버는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가령 엔지니어 세계에서 가장 생산력이 떨어지고 비효율적인 기술자들은 기버였다. 캘리포니아 주의 전문기술 자 16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른 기술자에게 도움을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도와준 기술자들은 가장 성공적이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기버는 회사의 다양한 업무, 기술 보고서, 도면 제작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점수에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들은 실수를 하거나 마감 기한을 넘기거나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남을 돕느라 정작 자기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 것이다.

벨기에의 의대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 학점이 가장 낮은 학생들은 대 체로 '나는 남을 돕는 걸 좋아한다' 거나 '나는 남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 생각한다' 같은 문항에 더 많이 동의했다.

심지어 기버는 시험기간에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면서까지 자신이 이미 아는 내용을 친구에게 가르쳐주었다.

영업사원들도 다르지 않다.? 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버의 판매실적이 테 이커나 매처에 비해 2.5배 더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버는 어떤 것이 소비자에게 가장 좋을지 걱정하느라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지 못했다.

어떤 직업군에서든 기버는 지나치게 배려하고 사람을 너무 쉽게 믿으며, 남을 이롭게 하려고 불이익을 감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기버는 테이커에 비해 수입이 평균 14퍼센트 적고 사기 등 범죄 피해자가 될 위험이 두 배 높으며. 10 실 력과 영향력을 22퍼센트 더 낮게 평가받는다"는 증거도 있다.

이처럼 성공 사다리에서 밑바닥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기버라면, 꼭대기에는 누가 있을까? 테이커일 까, 아니면 매처일까? 둘 다 아니다. 자료를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본 나는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도 기버가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생산성이 가장 낮은 기술자는 기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기술자를 찾아 보면 그 또한 기버임이 드러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캘리포니아 주 기술자는 항상 동료 에게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는 사람이었다. 최고의 기술자와 최악의 기술자는 모두 기버다. 테이커와 매처는 성공 사 다리의 중간쯤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패턴은 어떤 직업군에서든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벨기에의 의대생 중 학점이 낮은 학생들은 대개 '기버 지수'가 높았고, 이는 학점이 높은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전 과목에서 기버의 학점은

11퍼센트 더 높았다. 영업 현장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실적이 나쁜 영업사원들의 기버 지수는 실적이 평균인 영업사 원들보다 25퍼센트 더 높았는데,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의 기버 지수도 평균보다 높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최고의 영 업사원은 기버로 그들은 테이커와 매처보다 연간50퍼센트 더 높은 실적을 올렸다.

다시 말해 기버는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와 밑바닥을 모두 점령한다. 호혜 원칙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어떤 직업군에서든 기버가 꼴찌뿐 아니라 최고가 될 가능성도 가장 크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호닉의 이야기는 어느 쪽으로 판가름 났을까?

 

그들의 성공이 특별한 이유

우리는 그동안 데이비드 호닉 같은 기버의 성공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해왔다. 기버에 대해 대개는 얼간이라거나 늘 당하기만 하는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지만, 사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다. 기버가 어떻게, 왜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를 점령하는지 이해하려면 베풂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강력하고 덜 위험한 일인지 설 명해주는 연구와 이야기를 살펴봐야 한다.

이 책에는 컨설턴트, 변호사, 의사, 기술자, 영업사원, 작가, 사업가, 교사, 투자 상담가, 스포츠팀 운영자 등 삶의 각 영역에서 성공을 거둔 기버가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먼저 성공을 거둔 다음 나중에 베푸는 일반적인 전략 을 뒤집었다. , 그들은 먼저 베풂으로써 훗날의 성공을 위해 좋은 위치를 차지할 확률을 높였다. 하지만 성공 사다 리의 밑바닥에 있던 기술자와 영업사원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개중에는 귀가 얇아 늘 당하기만 하는 기버도 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챔피언과 얼간이로 나뉘는 것일까? 그 답은 단순한 재능이나 적성보다 기버가 사용하는 전략 과 그들의 선택에서 찾아야 한다. 나는 우선 기버는 반드시 친절하고 박애주의적일 거라는 믿음의 오류를 밝히고, 그 들이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을 어떻게 피하는지 설명한다. 우리에게는 개인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어떤 목표가 있으며 성공한 기버도 테이커와 매처 못지않게 야심을 품고 있다. 다만 그들은 목표를 다른 방식으로 추 구할 뿐이다.

 

기버의 성공에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 일단 기버든 테이커든 매처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두자. 물론 기버의 성공은 폭포처럼 쏟아지며 멀리 퍼진다는 점에서 다른 두 유형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테이커가 승리를 거둘 때는 그 반대쪽에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테이커의 성공을 질투하며 그들 을 때려눕혀 콧대를 꺾을 방법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12 반면 데이비드 호닉 같은 기버가 성공하면 사람들은 그 에게 총구를 겨누기는커녕 오히려 응원하고 지지한다.

무엇보다 기버의 성공은 주변 사람들의 성공을 유도하는 파급 효과를 낸다. 단순히 기존의 가치를 차지하는 테이커 의 성공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버의 성공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벤처 투자자 랜디 코미 사르(Randy Komisar)의 말처럼 "모두가 당신의 승리를 원할 경우 승리는 더 쉬워진다. 적을 만들지 않으면 성공은 더 쉽 다.”13

더러는 베풂이 얻기는커녕 많은 것을 빼앗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정치를 생각해보자. 이 장을 시 작하면서 인용했듯 마크 트웨인은 '외교란 하나를 주고 열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은 "정치란 ' 어내는' 일이다. 지지, 기부금, 표를 끊임없이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테이커는 로비활동과 권모술수로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능하다. 매처는 정치활동에 필요한 유권자의 호의를 얻어내는 데 소질이 있다. 그렇다면 정치에 뛰어든 기버는 어떠할까? 여기에서 샘슨이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한 시골 청년의 정치적 분투기를 살펴보자.

 

희생, 성공의 부메랑

1830년대, 링컨은 일리노이의 드윗 클린턴(DeWitt Clinton)이 되고자 분투했다. 클린턴은 뉴욕 주지사이자 상원의 원 을 지낸 인물로 이리 운하 (arte canal)를 건설하는 데 앞장섰다. 링컨이 첫 번째 상원의원 선거에서 사퇴하고 라이먼 트 럼블을 지지했을 때, 두 사람은 노예제도 폐지에 뜻을 함께하고 있었다. 노예 해방에서부터 대의를 위해 정치적 기회 를 포기하는 것, 유죄로 보이는 의뢰인의 변호를 거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링컨은 한결같이 더 큰 선()을 위해 행동했다. 역사학, 정치학, 심리학 전문가들은 역대 대통령을 평가하며 링컨을 명백한 '기버'로 분류했다. 그중 두 전문가 는 이렇게 설명했다.

"링컨은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타인을 위해 양보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시민 각자의 행복에 있었 다."

링컨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 독선, 이기주의, 오만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역대 대통령 전기를 개별적으로 평가한 순위에서도 링컨은 신뢰성 있고 타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으로서 워싱턴(미국의 초대 대통령-역주), 필모어(미국의 13대 대용령-역주)와 함께 최고점을 기록했다. 링컨을 보필한 한 장군은 그를 두고 "누구보다 위대하고 선량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링컨은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자신보다 나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 사람이었다. 1869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는 경쟁자였던 세 사람을 각각국무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원 (Doris Kearns Goodwin)은 권력의 조건(ream of Rival))에서 링컨의 내각이 얼마나 특이했는지 들려준다. 14

"행정부 전원이 링컨보다 더 유명하고 교육 수준이 높았으며 공직 경험도 풍부했다. 그들이 내각에 있다는 사실만 으로도 무명의 변호사는 가려질 위험이 있었다."

만약 테이커가 링컨의 입장이었다면 내각을 '예스맨'으로 구성해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지키려 했을 터다. 매처는 자신을 지지해준 동지들에게 한자리씩 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링컨은 매서운 경쟁자들을 선택했다. 도무지 믿기 어 렵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기자들 앞에서 링컨이 말했다.

"우리 내각에는 가장 강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나에겐 우리나라가 그들의 능력을 활용할 기회를 빼앗을 권리가 없습니다."

경쟁자 중 몇몇은 링컨을 무시했고 나머지 사람들도 그를 무능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링컨은 그들 모두를 승 리로 이끌었다. 컨스 굿원은 링컨이 "자존심 강한 관료들을 다루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에게 위대한 정치가가 지 녀야 할 조건으로 알려진 친절함, 세심함, 동정심, 정직, 공감 등의 도덕성과 품위 그리고 인상적인 정치력이 있었음 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15 어쨌든 정치마저 비옥한 토지로 삼을 수 있는 기버는 다른 어떤 직업에서든 성공할 가능 성이 크다.

베푸는 것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특정 상황에서 무엇을 주고받는지에 달려 있다. 이 책에서 다룰 가장 중요한 내 용이 바로 베풂의 이러한 측면이다. 어느 날 타인에게 무언가를 베풀지라도 그것이 성공과 아무 관계가 없을 수도 있 다. 이기든 지든 쌍방이 아무것도 얻거나 잃지 않는 상황에서는 베풂이 무언가로 되돌아오는 일은 드물다. 에이브러 햄 링컨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타인에게 무언가를 줄 때마다 그 사실을 배웠다. 링컨은 "내게 악덕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거절하는 법을 모른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삶은 대부분 제로섬(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상태-역주) 게임이 아니며, 모든 것을 고려할 때 기버는 결국 합당한 대가를 얻는다. 데이비드 호닉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희생한 링컨도 결국 이득을 보았다. 링컨 과 호닉의 선택이 처음에 손해로 보인 이유는 우리가 시간의 지평선을 충분히 길게 잡고 내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버가 신뢰와 신용을 쌓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는 명성을 얻고 성공을 돕는 관계를 형성한다. 결국에는 기 버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의과대학과 영업현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베풂은 위험을 동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주아 드 비브르(ole de Vivre) 호텔 창립자로 유명한 칩 콘리(Chip Con-ley)가 말했듯, "베풂은 100미터 달리기에는 쓸모가 없지만 마라톤 경주에서는 진가를 발휘한다."

 

링컨의 시대에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화나 인터넷이 없고 교통수단도 지금처럼 빠르지 않 던 시절이라 인맥을 쌓거나 명성을 얻는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콘리의 말처럼 "옛날에는 편지를 보냈다는 걸 아 무도 모를 수도 있었다." 콘리는 사람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인간관계와 평판이 쉽게 눈에 띄는 오늘날에는 기버 가 더 빨리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도커스(Dockers. 미국의 바지 브랜드-역주)의 전 회장이자 현재 갭(Gap)에서 국제 사회 및 환경 책임 문제를 담당하는 바비 실튼은 "이젠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기버가 된 다음 성공을 거두면 된 다"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기버가 직업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으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타적인 행동양식이 효과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또한 업무체계와 그 바탕이 되는 기술이 급변하면서 세상이 기버에게 더 유리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기업의 절반 이상이 팀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으로 업무를 처 리한다.17 우리는 자동차 제조, 집짓기, 외과수술, 비행기 조종, 전쟁, 교향곡 연주, 뉴스 기사 작성, 기업 회계 감사.

상담 업무 등 거의 모든 일을 팀에 의존한다. 팀은 정보를 공유하고 남들이 꺼리는 일을 자원해서 맡으며 타인을 돕는 기버가 없으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링컨 정부에 합류한 링컨의 경쟁자들은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곁에서 지켜보았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몇 년 전, 경쟁자이던 에드윈 스탠턴(edwinstanton)은 링컨을 "비쩍 마르고 팔만 긴 원숭이"라고 부르며 재판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하지만 링컨 정부에서 함께 일한 뒤에는 링컨을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통치자"라고 칭했다.

오늘날에는 팀을 구성해 함께 일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덕분에 기버는 링컨처럼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기회를 더 많이 얻고 있다. 우리의 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생산하는 일에 종사했다. 따라서 늘 다른 사람과 협력할 필요는 없었고 이는 기버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현대인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 연관된 직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다. 1980년대만 해도 서비스 부문은 전 세계 국민총생산(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 했지만, 1995년에는 전 세계 GDP의 약 3분의 2로 늘어났다. 18 현재 미국인의 80퍼센트 이상이 서비스 업종에 종사한다.

서비스 부문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더불어 인맥이 넓고 '이타적'이라는 평판을 얻은 인물을 높이 평가하는 경 향이 강해지고 있다. 당신의 기본적인 행동양식이 이타적이든 이기적이든 이해타산적이든 당신은 분명 당신에게 중 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이타적이길 바랄 것이다. 이는 당신이 만나는 의사, 변호사, 교사, 치과의사, 배관공, 부동산중개인 들이 당신에게 얻을 이익이 아닌 당신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호닉의 계약 성공률이 89퍼센트에 이르는 이유는 그가 고객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호닉 이 투자를 제안하면 사업가들은 그가 진심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대다수의 벤처 투자 자가 이미 검증된 인물과 아이디어에만 시간을 쏟을 때, 호닉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사업 홍보에 일일이 이메일로 답장을 보냈다. 그는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이익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가급적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하 며 이렇게 덧붙였다.

“뛰어난 벤처 투자자는 서비스 제공자입니다. 사업가는 벤처 투자자에게 봉사하고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 리가 사업가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이기는 선택

서비스업의 부상은 의과대학에서 기버가 가장 좋은 학점과 가장 나쁜 학점을 모두 차지하는 이유도 설명해준다. 벨 기에의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기버는 입학 첫해에 성적이 눈에 띄게 나빴다. , 기버는 불리한 입장에서 출발했다. 이때 학점과 기버지수의 부정적인 상관관계는 흡연과 암의 상관관계보다 더 컸다. 하지만 기버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1학년 때 뿐이고, 2학년 때부터는 동기들을 약간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6년째가 되면 그들은 다른 학생보다 현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기버는 어떻게 자신의 단점을 그토록 강력한 장점으로 바꿔놓을까?

변화는 학과 과정에 있었을 뿐 기버가 변한 것이 아니다. 학년이 올라가고 실력이 쌓이면서 학과 과정은 개별 수업에서 회진, 인턴십, 환자 진료 등의 과정으로 바뀐다. 이는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더 팀워크와 서비스가 성공을 좌 우한다는 의미다. 학과활동 형태가 변하는 과정에서 기버는 본성에 따라 교수들과 더욱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환자에 게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기버의 본성이 지닌 장점은 의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스티브 존스(Steve Jones)는 오스트 레일리아에서 가장 큰 은행의 CEO로 재직할 당시, 투자자문가의 성공 비결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그의 팀은 전문적 인 지식이나 노력 같은 핵심 요인을 연구했지만 존스의 생각은 달랐다.

 

피터 오데가 직업 경력 내내테이커와 매처가 놓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타적인 행동양식 덕분이다. 하지 만 그는 비싼 대가도 치렀다. 7장에서 보게 되겠지만 그는 두 명의 테이커에게 이용당해 거의 직장을 잃을 뻔했다. 그 럼에도 피터는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차근차근 올라갔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실적이 매우 뛰어난 투 자자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비용을 최소로 줄이고 베풂의 이점을 활용하는 법을 배운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믿는 다. 실제로 피터는 제너시스 웰스 어드바이저(Genesys Wealth Adrisers)의 상무이사로서 파산 직전이던 회사를 구해내 업 계 선두주자로 탈바꿈시켰다. 이타적인 행동양식으로 그러한 성공을 이뤄낸 피터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내가 남을 돕는 자세로 성공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무기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 이 내가 투자 자문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우리안에 존재하는 고결한 본능

이타적인 행동양식에는 본래 시대를 초월하는 장점이 존재한다. 우리의 주위를 돌아보기만 해도 대다수가 이타적 인 행동양식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명한 심리학자 샬롬 슈바르츠(Shalom Schwart)는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의 다양한 문명권에서 사람들이 가장 중 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행동양식을 연구해왔다. 20 그중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칠레,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말 레이시아, 네덜란드, 스페인, 남아프리카, 스웨덴 그리고 미국 등에서 성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연구도 있다. 그는 설문을 열두 개 언어로 번역해 조사에 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치의 중요도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 했다. 아래는 그 몇 가지 예다.

 

목록 1

(, 물질적 소유)

권력(지배력, 타인을 통제하는 힘)

쾌락(인생을 즐기는 것)

성취(남들보다 더 나아지는 것)

 

목록 2

유익함(타인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것)

책임(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사회적 정의(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것)

동정심(타인이 겪는 어려움에 반응하는 것)

 

테이커는 '목록 1'에 나열한 가치를 선호한 반면, 기버는 '목록 2'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슈바르츠는 사람들이 이 타적인 행동양식의 가치를 가장 많이 지지한 곳이 어디인지 조사했다. 잠시 앞에 나열한 열두 개 나라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이타적인 행동양식의 가치를 더 중요시한 국민이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모든 나라다. 열두 개 나라의 국민은 대개 베푸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그들은 권력, 성취, 오락, 자유, 전통, 순응, 안전, 쾌락보다 베푸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전 세계 일흔 개 나라 이상을 조사한 연 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에서 아르메니아, 벨기에, 브라질, 슬로바키아,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대다수가 이타적인 행동양식의 가치를 삶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이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셸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책을 읽어주며 나눔과 보살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터에서는 베풂과 다른 가치를 구별하는 경 향이 있다. 자녀에게는 셸 실버스타인의 책을 읽어주지만 직업 세계에서는 이타적인 가치 쪽으로 너무 기울지 말라고 말하는 책, (손자병법>이나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이 쓴 〈권력의 법칙(The 48 Laws of Power))의 교훈을 따른다. 그 결과 직장에서 기버로 사는 사람들조차 종종 그 사실을 인정하길 두려워한다.

2011년 여름, 나는 대형 금융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셰리안 플레세이(Sherryann Plese)를 만났다.21 그녀는 확실 한 기버로 젊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여성의 리더십 교육과 회사 내 자선기금 모금활 동을 이끌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베풂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대가는 바라지 않아요. 그저 타인의 변화를 돕고 영향을 주고 싶을 뿐 이에요. 누가 내 도움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지에만 집중합니다." 셰리안은 사업 감각을 재충전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기업의 중역 예순 명과 함께 6주간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참가자들은 먼저 자신의 강점을 확인하기 위해 종합적인 심리 평가를 받았는데, 셰리안은 자신의 가장 큰 직업적 능력이 친절과 동정심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 평가 결과가 강인하고 유능한 리더라는 명성에 해를 끼칠까 봐 셰리안은 그 사실을 조용히 덮어두기로 했다. 그녀는 나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

"약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나를 예전과 다르게 볼까 봐 두려웠죠. 리더로서 무게감이 없다는 말을 들 을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그때는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승리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였죠. 내 가장 큰 능력은 집념 이 강하다거나 결과 지향적이라고 여기도록 하고 싶었어요. 친절이나 동정심 같은 게 아니고요.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은 가면을 써야 할 때도 있는 법이죠."

실제로 나약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직장에서 기버가 되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일상생 활에서 이타적인 사람도 직장에서는 매처가 되어 주는 것과 받는 것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려고 한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직업적 관계에서 기버, 테이커, 매처 중 어떤 유형을 기본으로 취하는지 조사하자 고작 8퍼센 트만 이타적으로 행동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92퍼센트는 직장에서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줄 의향이 없다고 대 답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이해타산적인 사람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보다 세 배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터를 제로섬 환경으로 인식하면 이타적 혹은 이해타산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도 종종테이커에 가까운 쪽으로 기울도록 강요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실적으로 순위를 매길 때, 회사 동료와 같은 고객을 두고 경쟁해야 할 때, 일자 리가 한정된 상황에서 성적을 상대평가로 매길 때는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얻는 쪽으로 기우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스 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데일 밀러(Dale Miller)는 사람들은 "타인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듯한 상황에서" 자신만 이타적으 로 행동하면 이용당할 수 있다고 걱정하며, "경쟁 추구를 합리적이고 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22 심지 어 정장을 입고 하버드 경영대학 사례 연구를 분석하기만 해도 타인의 이익과 인간관계에 주의를 덜 기울인다는 증거 가 있다. 23 코넬대학의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는 테이커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대단히 보 편적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그 예상이 결국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바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 움 때문에 자신의 고결한 본능에 귀 기울이길 꺼린다."

 

2

공작과 판다

충분히 베풀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결

 

사람은 누구나 창조적인 박애주의의 빛 속을 걸을지, 아니면 파괴적인 이기주의의 어둠 속을 걸을지 선택해야 한다. 1

마틴 루서 킹 주니어

시민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네덜란드 속담에 "윗사람에겐 아부하고 아랫사람은 짓밟는다(ki-ssing up. kicking down)"는 것이 있는데, 이는 사람의 이중성을 표현하는 말이다. 테이커는 아랫사람은 지배하고 통제하려 하지만, 윗사람에겐 깜짝 놀랄 정도로 고분고분 하고 공손한 태도를 보인다. , 테이커는 힘이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럴듯한 태도로 신뢰감을 준다. 영향력 있 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좋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아첨을 일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테이커는 유력인사들에 게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독일의 심리학자 세 명은 사람들이 낯선 이를 처음 만났을 때, "특권의식에 젖어 타인을 조종하고 착취하려는 성향이 있는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테이커는 윗사람에게 아부할 때 기버인 척 가장한다. 1998년 월스트리트의 투자 분석가들이 엔론을 방문했다. 그 때 레이는 직원 일흔 명에게 수많은 계약을 체결하느라 바쁜 척하도록 지시해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이 에너지 사업의 생산성이 뛰어나다고 착각하도록 만들었다. 그 직원들은 각기 다른 층에서 일했지만 그날만 특별히 뽑혀 개인사진까 지 옮겨놓고 함께 일하는 것으로 연출했다. 레이가 투자 분석가들을 그곳으로 안내하자 직원들은 일부러 통화하는 척 하는 등 에너지와 가스를 사고파는 일로 바쁜 것처럼 보이려 애썼다.

이것은 레이가 테이커라는 또 하나의 신호다. 그는 윗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아랫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거의 걱정하지 않았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 한 것으 로 알려진 말을 인용하자면,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그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 에서 드러난다."

테이커는 윗사람에게 아부함으로써 날아오르기도 하지만 아랫사람을 짓밟음으로써 추락하기도 한다. 레이가 직원 들을 이용해 월스트리트 투자 분석가들의 환심을 사려 했을 때, 그는 직원들에게 진실을 버리고 그릇된 가면을 쓰도 록 요구한 셈이다.

 

 

레이의 이기적인 성향이 알려지면서 부시 일가를 포함한 상당수의 옛 지지자들이 그에게 거리를 두었다. 미시건대 학의 사회학자이자 인적 정보망 구축 전문가인 웨인 베이커(Wayne Baker)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단지 무언가를 얻을 목적'으로 인맥을 쌓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인맥이 주는 혜택은 의미 있는 활동과 관계를 투 자한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지, 그것 자체를 '추구'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버와 테이커를 구분하는 결정적 단서

우리는 인간관계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일상생활에서 테이커를 가려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실제로 누군가를 만 났을 때 상대의 동기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꽤 많다. 특히 테이커는 무언가를 얻어낼 생각에 기 버로 가장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은 당신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가, 아니면 단지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가?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가?

다행히 테이커는 단서를 흘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테이커는 '구애 행동'을 한다. 동물의 왕 국에서 '구애 행동' 이란 수컷이 짝을 찾고자 하는 열렬한 의식을 말한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들은 무대에 올라 각자 정해진 자리에 선다. 그리고 암컷 관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깊은 인상을 줄 만한 과장된 몸짓을 보인다. 어떤 녀석은 짝짓기 춤을 추고 또 다른 녀석은 유혹의 노래를 부른다. 묘기를 부리는 녀석도 있다. 가령 수컷 공작은 꼿꼿하게 서 서 깃털을 넓게 펼치고 빙글빙글 돌며 꼬리깃털을 과시한다.

CEO 왕국의 테이커도 놀랍도록 비슷한 춤을 춘다.

경영전략 교수 애리지트 채터지(Arijit Chaterjee)와 도널드 햄브리크(Donald Hambrick)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 어 업계 CEO 111명을 대상으로 기념비적인 연구를 실시했다. 10 그들은 흥미롭게도 각 회사의 지난 10년간 연례보고 서를 분석해 구애 행동의 징후를 찾아보았다. 그들의 발견은 앞으로 회사 연례보고서에 CEO 사진을 싣는 방식에 큰 변화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채터지와 햄브리크는 케네스 레이를 만나보기는커녕 얼굴조차 모를지라도 1997년에 이미 엔론의 몰락을 예측할 수 있었음을 밝혀냈다. 엔론의 종말을 경고하는 징후는 회사가 흔들리기 4년 전에 포착된 하나의 이미지에서 드러난다

 

왼쪽 사진은 6장에서 만날 기버, 존 헌츠먼 시니어(on Huntsman Sr) 2006년 회사의 연례보고서에 실린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케네스 레이다. 당시 수천 명의 전문가가엔론의 재정 상태를 분석했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놓치고 말았다. 사진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엔론의 연례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 면 테이커인 회사 책임자의 숨길 수 없는 구애 행동 징후를 확실히 알아챌 수 있다.

그 징후는 내가 예상한 얼굴이나 복장에서 드러난 것이 아니다. 재터지와 햄브리크는 혹시 이기적인 CEO는 자신 을 자기 회사라는 태양계의 태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서 컴퓨터 업계 CEO들을 조사해보았다. 놀랍게도 그들 은 이기적인 CEO가 보여주는 몇 가지 구해 행동 신호를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CEO의 인터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테이커는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경향이 강해 우리는', '우리를',

'우리의 '우리의 것', '우리 스스로' 등 일인칭 복수형 대명사 표현보다 '나는'. '나를, '나의 '내 것', '나 스스로' 등 일인칭 단수형 대명사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컴퓨터 업계 CEO들이 회사 이야기를 할 때 일인칭 단수형 대명사를 쓰 는 경우는 평균 21퍼센트였다. 심한 테이커는 그 비율이 39퍼센트로 늘어난다. 자기 회사를 열 번 언급할 때 네 번은 자기 자신만 지칭하고 다른 사람은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또 다른 징후는 연봉에서 드러났다. 이기적인 CEO는 자기 회사의 중역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간다. 테이커는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연봉 차이가 심해도 자신에게 원하는 만큼 가져갈 권한이 있다고 여긴다.

컴퓨터 업계의 어느 이기적인 CEO는 회사의 다른 사람보다 세 배가 넘는 연봉과 보너스를 챙겼다. 업계 전반적으 로 CEO들이 받는 평균 연봉은 회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의 1.5배다. 이기적인 CEO는 스톡옵션을 비롯한 현금 이외의 보상에서도 회사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받는 사람의 일곱 배 이상 가져가 업계 평균 2.5배와 큰 대 조를 이루었다.

 

• 이기적인 CEO가 경영할 경우, 주주 전체 배당금과 자산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한 성과 변동폭이 크다는 것이 컴퓨터 업계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들은 더 많이 벌기 도 하지만 더 많이 잃기도 한다. 테이커는 자신의 도박에 엄청난 자신감을 보이기 때문에 늘 대박만 노린다. 또 그들은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는 등 대담하고 거창하게 움 직이며 회사 전략에 대변동을 일으킨다. 이러한 행보는 때로 성공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테이커는 흔히 회사에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왼쪽은 2006년 연례보고서에 실린 헌츠먼의 사진인데, 크기가 전체의 10퍼센트도 차지하지 않을 만큼 작다. 오른 쪽은 엔론 사의 1997년 연례보고서로 레이의 사진이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채터지와 햄브리크는 컴퓨터 업계 회사들의 연례보고서를 보고 CEO 사진을 다룬 정도에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발 견했다. 어떤 회사의 연례보고서에는 CEO 사진이 아예 실리지도 않았다. 또 어떤 보고서는 한 쪽 전체를 CEO의 사 진으로 채웠다. 이제 어느 쪽이 테이커인지 짐작할 수 있겠는가?

이기적인 CEO는 연례보고서에 자신의 이야기를 싣는 데 골몰한다. 전면을 차지하는 큰 사진은 자만심의 표현이 며, '내가 이 회사의 중심인물'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정말로 테이커라는 신호일까? 채터 지와 햄브리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통신 업계의 CEO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증권 분석가를 초빙했다. 증권 분석가는 여러 CEO를 분석한 다음 그들이 "우월감, 특권의식, 관심과 존경 갈구, 관심의 중심에 서려는 욕구, 존경받 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열망, 과시 행위, 오만함 등 자아에 대한 부풀린 관념"을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 말해주 었다. 증권 분석가의 평가는 보고서에 실린 CEO의 사진 크기와 거의 완벽하게 상관관계가 있었다.

 

케네스 레이에게 초점을 맞춘 엔론 사의 1997년 보고서는 이 연구 결과를 확실히 뒷받침한다. 흥미롭게도 연례보 고서에서 레이와 당시COO였던 제프 스킬링(eff Skilling)의 전면 사진이 2쪽을 차지했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9쪽이 나 할애해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두 사람의 전면 사진이 실리는 형식은 1998년과 1999년에도 이어졌다. 2000년에 는 레이와 스킬링의 사진이 조금 작아졌지만, 여전히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4~5쪽 분량을 차지했다. 두 사람의 사진 이 마치 슬라이드처럼 각각네 장씩이나 실린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4컷 만화에나 어울릴 만한 편집이었다. 레이의 사진 중 세 장은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경영자의 의기양양한 미소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실상 똑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 테이커를 가려내는 두 가지 방법을 살펴보았다. 하나는 평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그 사람이 주변 사람 을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해 이기적인 흔적을 발견할 경우 구애 행동 징후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자만심이 드러나는 사진, 자기 얘기에만 신경 쓰는 대화 그리고 엄청난 연봉 차이는 그 사람이 테이커라는 믿을 만한 신호다. 2001년 이후 세상이 대폭 변화하면서 이러한 신호를 예전보다 더 쉽게 포착 할 수 있게 되었다. 인적 정보망이 투명해지면서 다른 사람의 평판과 구애 행동을 들여다볼 새로운 창문이 열렸다는 말이다.

 

테이커가 올린 정보는 자화자찬에 자기중심적이고 자만심을 강하게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들이 인용한 문구에서도 허세와 거만함이 드러난다. 또한 테이커에게는 페이스북 친구가 유난히 많다. 그들이 피상적인 관계를 구축 해 자신의 성취를 과시하고 관심 속에 머물려 애쓰기 때문이다. 허영심에 가득 찬 그들은 사진도 자신을 더욱 돋보이 게 하는 것으로 골라서 올린다.

이런 까닭에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테이커를 찾아내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의 중국 남 부지역 대표였던 하워드 리(ovard lee)도 그중 하나다. 13 영업사원을 고용할 때, 그는 입사 지원자들이 모두 적극적이 라 누가 정말로 사교적이고 의욕 넘치는 지원자인지 또 누가 테이커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리는 이력서와 추 천서가 훌륭하고 면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원자 한 명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 추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리는 고민했다.

'한 시간 정도의 대화로 그 사람을 제대로 알 수는 없지. 내가 본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야. 추천서도 자기가 선별한 것일 수도 있어.

테이커는 누가 자신을 크게 칭찬하는 추천서를 써줄지 가려낼 줄 안다. 리는 링크드인과 페이스북을 검색해 그의 인간관계를 알아보다가 당혹스러운 정보들을 얻었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샘보라는 리프킨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인맥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출세 기회를 잡으려 하거나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일은 결코 없어요.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드는 건 그의 마음이 맑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실리콘 밸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리프킨은 베푸는 것이 곧 자신의 껍질을 깨는 자연스러운 길이라고 생각했다.

리프킨의 얘기를 들어보자.

"수줍음 많고 폐쇄적인 컴퓨터광이던 내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관념은 먼 별나라 이야기나 다름없었죠. 당신 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겁니까? 아마 사람들을 만나 인간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을 도울 기 회를 찾을 겁니다."

리프킨의 링크드인 페이지에 적힌 그의 좌우명은 '세상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그러는 동안 내가 좋은 향기를 냈 으면 좋겠다'이다. 20129월까지 마흔아홉 명이 링크드인에 리프킨을 추천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들이 가장 자주 언급하는 장점은 리프킨이 무언가를 베푼다는 사실이다. 만약 리프킨이 매처였다면 마흔아홉 명에 대해 같은 추천사 를 올리고 또 가끔은 중요한 주변 인물에 대한 추천사를 자발적으로 올린 뒤 보답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리프킨은 받은 것의 다섯 배 이상을 돌려준다. 그는 링크드인에 265명에 대한 상세한 추천사를 올렸다. 사업가 레이먼드 루프 (Raymond Roup는 리프킨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리프킨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많이 돕는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는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베풀지요. 특히 그는 자신이 남에게 도움이 되기를 늘 기도합니다."

리프킨의 인맥 쌓기 방식은 기버가 인간관계에 접근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이는 테이커와 매처가 인간관계를 맺 고 이익을 취하는 과정과 명확히 대조적이다. 핵심은 리프킨이 자기가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베푼다는 점이다. 테 이커와 매처도 네트워크의 맥락 속에서 무언가를 베풀지만 그들의 행동은 전략적이다. 그들은 베푼 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이 돌려받기를 기대한다. 테이커와 매처는 인맥을 쌓을 때 가까운 미래에 자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에게 집중하 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줄 것인가를 좌우한다.

 

'네가 나를 해치면 나도 너를 해친다', '네가 나를 도우면 나는 네게 빗진 셈이며 보답할 의무를 느낀다'라는 호혜 원칙을 보편적으로 지지하는 거의 모든 사회에서, 테이커와 매처는 그런 일반적인 습관을 이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에 따르면, 누구나 자기가 받고 싶은 것을 먼저 줌으로써 호혜 원칙을 활용할 수 있다. 16 테이커와 매처는 예전에 자신을 도와준 사람의 부탁을 수동적으로 들어주기도 하지만, 더러는 미래에 도움 을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미리 호의를 베푼다.• 인맥 쌓기의 권위자 키이스 페라지(Keith Ferraza)가 그의 저서 (혼자 밥 먹지 마라(Never Bat Alone)에서 말했듯 "받기 전에 주는 것이 더 낫다."

 

• 테이커와 매처 모두 되돌려 받기 위해 베풀지라도 둘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 테이커는 가급적 많이 얻어내려 하고 매처는 자기가 준 만큼만 받으려고 한다

 

 

호혜 원칙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두 번째 위험은 특히 매처에게 치명적이다. 기버는 가급적 더 많은 사람을 도우려 하고 테이커는 이전에 깨진 관계를 보충하면서 인맥을 더 넓히려 애쓰는 반면, 매처는 그들보다 인맥을 더 좁게 구축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매처가 '만일 당신이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면 나도 당신 에게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행동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상대에게 돌아가는 이익보다 클 때만 행동한다. 당신이 누군가를 도와줄 때마다 준 만큼 받는다는 원칙을 고집하면 인맥은 훨씬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보답을 기대하며 베푸는 매처는 자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만 도와준다. 그러나 베푼 만큼 정확히 돌려받는 것은 이 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매처로 행동하는 것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호혜 원칙이 안고 있는 불리한 점이 누적되면 매처와 테이커의 인맥은 질적, 양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원칙의 두 가지 위험은 모두 인맥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발생하지만, 테이커와 매처는 어떤 사람과 주고받 는 것이 가장 이익이 되는가' 라는 전제를 엄격히 지키려 한다.

핵심은 기버의 접근 방식이 인맥을 더 넓고 풍부하게 하며, 잠재적인 대가의 범위도 넓다는 점이다. 대가를 얻는 것 이 기버가 인맥을 쌓는 동기가 아님에도 말이다. 한때 애플의 전도사이자 실리콘 밸리의 전설이던 가이 가와사키 (Guy Kavesak)는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일단 누군가를 만나면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자문해보라"고 권한다.19 이것은 타인에게 과도하게 투자하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애덤 리프킨이 경험으로 배웠듯 우리 는 앞으로 누가 우리를 도와줄지 예측할 수 없다.

 

남에게 호의를 베풀고 기쁨을 안겨주는 사람에게 소원한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활기찬 경험이다

 

물론 리프킨은 그들의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말이다. 리프킨의 진정한 목표는 서 들이 인먹을 쌓고 누가 자신에게 이로운지 판단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그는 인맥이한 우리 자원 뿐 아니라 모두를 이롭게 하는 수단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인맥에 대한 이타적인 접근 방식이 모든 사람을 이름계 출 으로써 전통적인 호혜 원칙을 뒤옆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호혜 원칙의 새로운 방향이다. 전통적인 호혜 원칙에서는 서로 대가를 주고받는 매처처럼 행동한다. 나를 도와준 사람만 돕고 내가 무언가를 되돌려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손을 내민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리프킨 같은 기버가 보여주는 형태의 호혜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리프킨은 가치를 교환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가치를 더한다.

"타인을 위해 단 5분 정도만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리프킨은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언젠가 무언가를 되돌려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테이커는 중요하고 영향력 있 는 사람들과의 연줄을 위해, 매처는 호의를 얻기 위해 인맥을 쌓지만 리프킨은 더 많이 베풀 기회를 찾기 위해 사람들 을 만난다. 하버드대학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은 이렇게 말했다.

"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당신을 위해 그 일을 하겠습니다. 미래에 다른 누군가가 내가 당신에게 한 것처럼 내게 해주리라 확신하면서요.”

리프킨에게 고마움을 느낀 사람들은 스테파니처럼 다른 사람에게 봉사함으로써 받은 것을 되돌려주려 한다. 스테 파니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성공의 열쇠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관용’”이라며, “당신이 관용이라는 규칙에 따라 다른 사람을 대하면 당신도 똑같은 보상을 얻을것이라고 말한다. (키이스 페라지).   이반 마이너스의 좌우명  ‘주는자가 얻는다. (Givers gain)’  나의 좌우명

 

 

3

공유하는 성공

승리를 독차지하지 않는 행위의 놀라운 가치

 

사소한 예외를 하나 제외하면, 우주만물이

자기 이외의 다른 무언가에 의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존 앤드루 홈스(John Andrew Holmes)

전직 미국 상하원의원

 

 

천재는 이기적인 성향을 보이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다른 사람의 '두뇌와 에너지, 능력'을 빨아들인다. 반면 천재를 만드는 사람은 대체로 기버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두뇌와 능력을 강화해 사람들 머리 위에서 백열전구가 반 짝이고 아이디어가 흐르며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심슨가족> 작가이자 제작자로 일한 메이어 

내가 무엇이 당신을 코미디로 이끌었느냐고 묻자 메이어는 활기차게 대답했다.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하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좋아서요." 방송 일을 그만두고 레터맨 영화 대본을 쓰고 있던 1988, 그는 대본을 집필하는 틈틈이 <군인(Army Man))0 유머잡지를 만들어 직접 출판했다. 유머작가 에릭 스피츠나겔(Bric Spitznage)은 당시 메이어에게 들었던 말을  전해주었다.

"그냥 웃기는 게 목적인 출판물을 내보고 싶었어요. 웃기는 것 말고는 아무 목적도 없는 그런 것 말이죠."

 

"메이어는 <심슨 가족> 크레디트 타이틀에 이름을 올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아이디어를 냈으면서도요. 사 람들은 대개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그걸 지키려고 애쓰는데 메이어는 자기 아이디어를 남에게 줘버리고 이름도 올리 지 않았어요. 그는 아이디어 생산 기계였지만 10년간 단 한 번도 자기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그중 엄청 난 양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는데도 말입니다.".

 

• 여기서는 비록 메이어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심슨 기족> 시리즈는 언제나 여러 사람의 협업으로 이뤄졌음을 밝히고자 한다. 메이어는 특히 <심슨 가족> 역사상 다른 작가들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60여 개의 에피소드를 집필한 존 슈바르츠벨더(Joh Swartzwelder)를 극찬했다. 조엘 코엔(Joel Cohen), 존 프린크(John Frink), 댄 그리니(Dan Greaney), 알 진(Al Jean), 팀 롱, 이안 맥스톤 그라함(Ian Maxtone-Graham), 캐롤린 오마인, 돈 페인(Don Payne), 맷 셀먼(Matt Selman) 그리고 존 비티 등 다른 공로자도 각자 여러 편을 집필했다. 메이어는 이들 외에도 많은 창작자, 작가, 프로듀서, 만화가 들이 <심슨 가족〉 성공에 크게 기여했 다고 지적한다.

 

메이어는 명성을 얻을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는 자기 노력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해야 했을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는 인정을 독점하는 것이 확실히 어울린다. 라이트는 탤리에신에서 모든 서류에 자기 이름을 대표 건축가로 기재할 것을 고집했다. 견습생이 프로젝트를 이끌었을 때도 말이다. 그는 자기 이 름을 맨 위에 올리고 모든 서류에 자신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견습생들을 위협했다.

메이어의 사례와 비교하면 라이트는 남들에게 인정을 요구하고 심지어 공적을 빼앗아 독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건 축가로서 성공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메이어는 공적을 차지하지 않음으로써 단기적으로 명성을 누릴 기회를 잃었 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래도 그는 책임 프로듀서에게 인정을 받아 <심슨 가족> 시리즈로 에미상을 여섯 개나 받았다. 메이어는 크레디트 타이틀에는 모두의 이름이 올라가도 남을 만큼 충분한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 심리적 안전감에 어두운 면도 있을까? 실수를 참아주면 얼마든지 실수를 해도 괜찮다는 에시지를 전하는 셈이라고 믿는 경영자가 많다. TV 시트콤에서는 그런 실수가 큰 재양을 부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생사를 다투는 상황, 예를 들어 병원 같은 곳을 생각해보라. 에드먼슨은 병원의 여덟 개 부서 직원들에게 직장에서 얼마나 심리적 안 전감을 느끼는지, 치료와 관련된 실수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심리적 안전감이 클수록 실수 빈도가 확실히 더 높았다. 의료 분야에서는 자신의 실수 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믿는 부서가 환자에게 약을 잘못 전달해 치료를 더디게 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더 컸다. 그렇다면 실수를 참아줄 경우 사람들이 안이해져 실수를 더 자주 한다는 믿음은 직관적으로 일리가 있는 걸까? 에드먼슨은 심리적으로 안전할수록 사람들이 실수를 더 편안하게 보고하는 것일 뿐, 실수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녀가 의료진의 실수에 관한 자료를 좀 더 객관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부서가 실제로 더 많은 실수를 범하는 건 아 니었다.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을수록 실수 빈도는 낮았다. 이것은 뭘 의미하는 걸까?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한 부서의 의료 전문가는 처벌이 두려워 자신의 실수를 숨긴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못한다. 반면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부서에서는 실수를 공유함으로써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 게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기술자가 혁신을 이루는 데 중추적인 역할 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그것을 안전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인식의 공백

책임 편향을 극복하면 다른 사람의 공헌도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감정이 격해져 비판을 모육 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를 지원해줄 수 있을까? 공적을 나누는 것은 성공적인 공동 작 업의 한 부분일 뿐이다. 메이어는 동료 작가들의 기획이 채택되지 않았을 때, 그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도록 편안 한 환경을 조성할 줄 알았다. 이러한 능력은 기버가 남과 함께 일할 때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바 로 인식의 공백(The Perspective Gap)을 극복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이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심리학자 로란 노드그렌(oran Nordgren)이 이끈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다섯 시간 동안 냉동 실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괴로울지 예측해보았다. 일부 참가자는 그 질문을 따뜻한 환경에서 받았고 또 다른 참가자 들은 추운 환경에서 받았다. 다시 말해 한 그룹은 따뜻한 물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다른 그룹은 얼음물 양동이를 품 에 안고 있었다. 냉동실이 더 고통스러우리라고 예측한 그룹은 어느 쪽일까? 이미 짐작했겠지만 얼음물 양동이를 안 고 있던 쪽이었다. 얼음물 양동이를 안고 있던 그룹이 따뜻한 물이 담긴 양동이를 안고 있던 그룹보다 14퍼센트 더 많았다. 실제로 몇 분간 추위를 경험한 사람은 그 고통이 몇 시간이나 계속되면 얼마나 끔찍할지 잘 이해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추위를 체험한 뒤 질문에 응답한 세 번째 그룹이 있었다. 그들은 얼음물 양 동이를 안고 있다가 내려놓고 10분간 실험과 상관없는 내용의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어 그들은 냉동실에 들어가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예측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들이 10분 전의 추위를 기억해내고 얼음물 양동이를 안고 있다가 대답한 그룹과 비슷한 대답을 하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대답은 따뜻한 물이 담긴 양동이를 안고 있던 그룹과 일치했다. 불과 10분 전까지만 해도 추위에 떨었지만 일단 추위에서 벗어나자 그들은 그 고통을 더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인식의 공백'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인간은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무언가 강렬한 상태를 당장 경험하고 있지 않으면, 그것이 자신에게 끼칠 영향을 엄청 나게 과소평가한다. 예를 들면 의료진은 항상 자기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훨씬 낮춰서 생각한다는 증거가 있다. 의료 진이 직접 고통을 겪지 않는 한 환자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에 환자를 몹시 걱정하는 존경받는 종양학과 전문의가 있다. 그 병원에 전이성 암을 앓는 어느 나이 많은 환자가 있었는데, 그 종양학과 전문의는 정확한 진단을 내려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겠다는 생각에 척추천자(뇌척수액 채취)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 환자는 이제 예전처럼 정신이 맑지 못합니다. 뇌에 종기가 생겼거나 뇌막염에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치료 할 수 있어요."

마침 당직 중이던 신경과 전문의 로버트 버튼(Robert Burton)31은 고개를 갸웃했다. 치료 전망이 어두운 환자에게 극 도로 고통스러운 척추천자를 실시하는 게 의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양학과 전문의는 아직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버튼이 척추천자 장비를 가지고 환자에게 다가가자 환자의 가족이 막아서며 더는 환자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했다. 너 무 쇠약해져 말할 기운조차 없는 불치병 말기 환자는 척추천자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버튼은 종양학과 전문의를 호출해 환자의 가족이 척추천자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종양학과 전문의는 물러서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환자의 부인이 버튼의 팔에 매달려 종양학과 전문의의 척추천자 계획을 말려달라고 애원했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에요.."

종양학과 전문의는 여전히 환자를 구해내겠다는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왜 척추천자를 꼭 해야 하는지 열심히 설명했고 환자와 가족은 끝내 항복하고 말았다. 버튼은 의사에게도 어렵고 환자에게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척추천자 를 시행했다. 환자는 엄청난 두통을 겪다가 의식불명에 빠졌고 사흘 후 암으로 사망했다. 종양학과 전문의는 자기 분 야에서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지만, 버튼은 그를 "자기가 '선한 행동' 이라고 믿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의 위험성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환자에게 물어보고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무엇이 선한 행동인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테이커는 공동 작업에서 이러한 인식의 공백을 여간해서는 뛰어넘지 못한다. 자신의 관점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 추는 그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생각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지 끝내 제대로 보지 못한다. 반면 짐베리(im Berry)와 나는 창작 작업을 할 때 기버는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하려 애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32

메이어도 <심슨 가족> 만화가와 작가의 작품을 편집할 때 인식의 공백과 마주쳤다. 그는 동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농담을 잘라내고 자기 것은 남겨두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동료들이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끼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해결책에 가까운 대안을 찾아냈다. 그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자기 작품에 대해 그런 피드백을 받고 그처럼 수 정을 당하면 어떤 기분일지 느껴보려 애썼다.

1989 <심슨 가족> 작가팀에 처음 합류한 메이어는 꿈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담긴 추수감사절 에피소드 를 썼다. 그는 꿈이 연속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프로그램 책임자이던 샘 사이먼은 그렇지 않았다. 사 이먼이 대본에서 꿈과 관련된 장면을 잘라내자 메이어는 몹시 화가 났다.

“벌컥 화를 냈지요. 내가 어찌나 흥분했던지 사이먼은 나에게 다른 일을 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에서 나가라는 거였죠."

메이어는 만화가 혹은 작가의 작품을 비판하거나 고쳐야 할 때마다 그때의 경험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이 내 작품을 수정했을 때 느끼는 내장을 후벼 파내는 듯한 기분을 기억해내죠." 이러한 자세는 남에게 더욱 공감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되게 해주었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메 이어가 수정한 내용을 받아들였다.

메이어 같은 기버는 사고의 틀을 상대의 관점으로 전환한다. 물론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그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결혼이나 출산 선물을 하려 할 때 흔히 경험하는 일반적인 딜레마를 한번 생각해보자. 받는 사람이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작성했을 경우 당신은 그 목록에서 하나를 고르겠는가, 아니면 자신만의 독특한 선물을 준 비하겠는가?

어느 날 내 아내가 친구에게 줄 결혼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 아내는 친구가 작성한 '받고 싶은 선물 목록'에 없는 것 을 주는 게 더 사려 깊고 배려하는 행동이라 생각해서 촛대를 선물로 보냈다. 친구가 예상치 않던 선물을 받으면 더 기뻐하리라 여긴 것이다. 솔직히 나는 혼란스러웠다. 몇 년 전 결혼 선물을 받았을 때 우리가 작성한 목록에 없는 독 특한 선물들을 보고 실망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이 직접 고른 물건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을 다른 사람 이 알아서 선물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아내는 어떤 특정한 물건을 선물했다. 자기가 받는 입장일 때는 선물 목록에 있는 물건을 선호한 아내가 주는 입장이 되자 자기만의 독특한 선물을 고르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하버드대학의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와 스탠퍼드대학의 프랭크 플린이 손을 잡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목록에 있는 선물과 독특한 선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 사했다. 그 결과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이 목록에 있는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정도를 일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아마존닷컴을 통해 선물을 받거나 남에게 선물할 사람 아흔 명을 선발했다. 34 이때 받는 사람 은 24시간 안에 20~30달러의 물건 열 개를 골라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남에게 선물할 사람은 목록 을 보고 거기서 하나를 고르거나 자기가 알아서 다른 물건을 선택해 보내줄 수 있다. 실험에서 남에게 선물하는 사람 은 받는 사람이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더 사려 깊고 인간적인 선물로 여길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받는 사람은 목록에 있는 선물을 받았을 때 훨씬 더 기뻐하며 감사했던 것이다.

친구들끼리 결혼이나 출산 선물을 주고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주는 사람은 독특한 선물을 하고 싶어 하지만, 받는 사람은 자신이 직접 목록에 올린 물건을 선호한다. 왜 그럴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생각할 때도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느낄까? 라고 자문하며 자신의 틀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그 선물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쁠지 상상한다는 얘기다. 받는 사람이 느끼는 기쁨은 당연히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다.

그들에겐 그들의 선호도가 있기 때문이다. 선물을 하면서 내 아내는 자신이 고른 촛대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 나 아내의 친구가 그 대를 아내처럼 좋아했다면 진즉에 선물 목록에 올렸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

 

내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상상하는 능력은 기버가 험업에서 발휘하는 고유의 기술이다.• 흥미 롭게도 처음 코미디 작가로 일을 시작했을 때 메이어는 공동 작업에서 동료들을 도와주려 애쓰면서도 상대의 관점에 서 생각하는 능력은 발휘하지 않았다. 처음에 그는 동료 작가들을 경쟁자로 보았다.

 

(내 의견)

천재인 테이커와 함께 일하면 함께 일한 그들은 두각을 이룰수 없다. 그 천재는 모든 공로와 성과는 본인의 것으로 생각하기 때믄이다. 반면 천재를 만들어주는 기버와 함께 일하게 되면 함께 성공할 수 있다. 기버는 팀 전체의 능률을 배가 시키고 영감을 주어 더 좋은 작가로 거듭나게 한다

 

4

 

만들어진 재능

누가, 어떻게 잠재력을 이끌어내는가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를 망치는 길이다.

그 사람의 가능성이

이미 발현되었다고 믿고 그를 대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의 작가물리학자생물학자예술가

 

인간은 누구나 다이아몬드로 태어난다

모든 인간에게는 타고난 잠재력이 있음을 아는 경영자와 교사들은 이미 이러한 메시지를 마음에 품고 있다. 물론 타인을 잘 믿지 못하는 테이커 중에는 그런 사람이 드물다. 테이커는 남들도 대부분 이기적이라 가정하고, 동료와 아 랫사람의 잠재력에 상대적으로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이커는 타인의 의도를 의심하고, 상대가 자신을 해칠지도 모른다고 잔뜩 경계하면서 사람들 을 불신과 의혹으로 대한다. 낮은 기대치는 타인의 동기와 발전을 제한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테이커는 다른 사람의 역량이나 동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을 때조차 상대를 위협적인 인물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상대 가 발전하도록 도와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테이커는 동료와 아랫사람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발전하 도록 지원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매처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더 잘 촉진한다. 이들은 호혜 원칙을 중요시하므로 동료나 아랫사람이 큰 잡재력을 보 이면 친절한 태도로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전도유망한 동료 혹은 직속 부하는 더욱 성장한다. 그런데 매처는 큰 잠재력의 징후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안전 지향적이라 장래가 유망하다는 증거를 직접 확인할 때까지 지원을 유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큰 잠재력이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 사람을 이끌어 줄 기회를 놓친다.

기버는 큰 잠재력의 징후가 보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의 의도를 신뢰하고 낙관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도자, 경영자, 스승의 역할을 맡으면 모든 사람에게서 잠재력을 찾으려 한다. 기버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 에게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스켄더가 뛰어난 제자를 그토록 많이 길러낸 이유다. 그가 정말로 재능이 있 는 사람을 척척알아본 것이 아니다. 다만 모두를 재능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에서 출발해 그들이 최고의 능력을 이끌 어내도록 노력했을 뿐이다. 스켄더는 모든 학생을 아직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로 여겼다. 그는 그 원석을 열심히 깎고 연마하면서 남들이 간과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거기서부터 일련의 자기 충족적 예언에 시동을 걸었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제대로 다듬는법

그러면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연습하도록 자극한 것은 무엇일까? 그 장면에는 흔히 기버가 등장한다. 피아니스 트와 그 부모들은 첫 번째 피아노 선생을 얘기할 때 일관성 있게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 선생들이 세심하고 친 절하며 참을성 있게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처음 만난 선생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음악을 전해준 덕분에 스타 피아니 스트는 늘 피아노 교습시간을 고대했다. 블룸의 연구팀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이들은 첫 번째 교습에서 매우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따뜻하고 애정이 가득하며 그들을 지지해주는 어른을 집 밖에서 만난 것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에게 처음으로 음악에 대한 관심의 불을 지퍼준 교사들은 기버였다. 그들은 피아노를 즐겁게 가르칠 방법을 찾으려 애썼고, 이는 피아니스트가 어린 시절부터 강도 높은 연습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난 실력을 쌓 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능성을 탐구하고 광범위하게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는 것' '맞고 틀리고 좋고 나쁘다' 같은 다른 요인에 우선한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 블룸의 연구팀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든 적 있는 미국의 테니스 선 수 열여덟 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코치가 '코치로서 매우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을 잘 다퉜다'는 것 과 '선수들이 테니스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연습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도자와 스승의 역할을 맡은 기버는 먼저 재능을 찾으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 기버는 누구나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음을 알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블룸의 연구팀에 따르면 테니스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의첫 번째 코치는 대체로 그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그 이유는 선수에게 특별한 신체적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 라, 동기를 부여하면 선수가 열심히 하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재능보다 중요한것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Angela Duckworh)는 근성(grit)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열정과 끈기를 갖고 나아가는 것'으 로 정의한다.14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재능과 적성을 떠나 '근성 있는' 사람들은 흥미와 관심, 동기 덕분에 더 높은 성 취를 이룬다. 미국 군사학교에서 12년 동안 행동과학과 리더십 관련 연구를 이끈 심리학자 톰 콜디츠(Tom Koldita) 준 장도 "끈기는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육군 장교가 핵심 지휘관으로 진급하는 비율은 평균 12퍼센트지만, 근성을 근거로 후보를 선택한 콜디츠의 전 부하들은 그 비율이 75퍼센트에 달했다. 조지 앤더스(George Anders)가 《진 귀한 발견(The Rare Find)에서 말했듯 "동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물론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 요건을 갖춘 방대한 후보군이 있을 경우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 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성이다. 기버가 근성 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 를 들어 스켄더 같은 기버는 근성 있는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처음부터 근성을 심어주고 자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들은 아이들을 좋아했고 칭찬과 인정으로 보상해주었다. 아이들이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면 사탕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자 기 분야와 가르치는 일에 열정적인 그들은 아이들에게 엄청나게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아이들을 가족이나 친구처럼 대한 사람도 많았다. 이들이 지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아마도 배움의 첫 과정을 즐겁고 보람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정말로 주의를 끌어당기고 싶다면, 그들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영화를 보는지 말이죠. 그 꼬마들에게 회계학은 치과 치료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서(usher)

나시로 그린(Cee Lo Green) 같은 래퍼 이야기를 하면 녀석들은 '우와, 내가 지금 저 늙고 뚱뚱한 백발 아저씨가 한 말 을 제대로 들은 게 맞아? 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스켄더는 일단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 그들이 회계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능 성이 크다고 믿는다. 레지 러브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스켄더는 이해심 많은 사람의 완벽한 본보기입니다. 누구보다 음악을 잘 알고 학생들이 수업 내용과 음악을 연관 짓도록 언제든 음악 이야기를 강의에 끼워 넣을수 있다. 재미없고 어려기만 한 수업을 재메엤게 만들어 주셨다.”

 

5

겸손한 승리

설득하지 않고도 설득에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무기

 

말은 부드럽게 하라그러나 큰 몽둥이 하나는 갖고 다녀라.

테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26대 대통령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데는 두 가지 기본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지배력과 명망이다.? 당신에 제 지배력이 있으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강한 권력과 권위가 있다고 여기기때문이다.

명망을 얻어도 영향력이 생긴다. 남들이 당신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까닭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호혜의 행동양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테이커는 지배력을 얻는 쪽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이 방면에서 더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다. 그들은 가급적 많은 가치를 손에 넣어 타인을 압도하려 애쓴다. 의사소통도 보통 강압적으로 해서 지배력을 구축하려 한다. 예를 들면 단호하게 말하고 자신의 권위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또 확신이 있다는 인상을 주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자기 공적을 부풀리며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팔을 펼쳐 군림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도전에 직면해 눈썹을 추켜세우는 몸짓도 하나의 특징이다. 그뿐 아니라 물리적인 공 간을 가능한 많이 차지하며 필요하면 화를 내거나 위협을 가해 힘을 과시한다.

이처럼 테이커는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강력한 언어적, 비언어적 신호를 보내 대화를 통제하려 한다. 그 결과 테이커는 기버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지배력을 얻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지속적으로 영향 을 끼치는 가장 좋은 방법일까?

상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때 그를 압도하려 하면 상대는 더 심하게 저항한다. 상대가 순응적일 때조차 '지배'는 제로섬 게임이다. 내가 힘과 권위를 더 많이 가질수록 상대는 적게 갖는다. 따라서 테이커는 자기보다 더 지배력이 강 한 사람을 만날 경우 영향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반면 '명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존중과 존경의 총량에는 한계가 없다. 이 사실은 명망에 더 지속적인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명망을 얻는 법 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테이커의 강력한 의사소통 방식의 반대 개념은 '힘을 뺀 의사소통'이다. 힘을 뺀 의사소통은 덜 단정적으로 말하고 의문을 많이 드러내며 상대의 조언에 크게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방식으로 대화하는 사람은 무방비 상태로 약 점을 드러내고, 망설이면서 얼버무리며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수잔 케인(Susan Catin)은 과이어트 (Quict)4에서 서구 사회는 사람들이 힘 있게 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위대한 사람은 자신의 메시지 를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힘차게 말하고', 강력한 어휘'를 사용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 으로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야 할 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나는 이 장에서 영향력을 얻으려면 확신을 드러내며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통적인 통념에 도전하 려 한다. 그런 대화 방식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기버가 본능적으로 택하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이 명망 을 얻는 데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서는 발표, 세일즈, 설득, 협상이라는 네 가지 범주에 서 기버가 어떻게 명망을 얻는지 추적해볼 것이다. 기버는 타인의 관점과 이익에 높은 가치를 두기 때문에 대답하기 보다 질문하고, 대담하기보다 신중하게 말하며, 힘을 과시하기보다 약점을 시인한다. 또한 자기 생각을 남에게 심어 주려 하기보다 조언을 구한다. 이처럼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은 정말로 힘을 얻을까?

테이커는 약점을 드러내면 자신의 지배력과 권위가 약해질까 봐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기버는 훨씬 더 편안 하게 자기 약점을 드러낸다. 그들은 타인을 돕는 데 관심이 있을 뿐, 그들을 힘으로 누르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 갑옷의 빈틈을 보여주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스스로 약점을 드러냄으로써 결국 명망을 쌓는 셈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약점을 드러내는 태도는 듣는 사람이 화자의 능력을 확실히 알고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 심리학자 엘리엇 애런슨(Eliot Aronson)은 학생들에게 퀴즈대회 참가 신청자들의 오디션 테이프 네 개 중 하 나를 들려주었다. 녹음된 내용의 절반은 정답률 92퍼센트를 기록한 전문가의 오디션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정답률 이 30퍼센트 수준인 평범한 지원자였다.

예상했던 대로 학생들은 전문가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 그런데 지원자가 어설픈 행동을 하는 내용이 포함된 테이프 를 들려주자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참가자가 "아이고, 이런! 양복에 커피를 쏟았 네라고 말하는 내용이었다.

평범한 참가자가 그런 실수를 하면 청중의 호감도는 처음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전문가가 실수를 하면 청중은 오히 려 더 호감을 느꼈다.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실수 효과(oratall effect 라고 부른다. 평범한 참가자가 커피를 쏟으면 이미지가 더 나빠져 청중이 그를 싫어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뿐이다. 반면 같은 실수를 전문가가 하면 자기보다 우 월하게 여겨 거리감을 느끼는 대신 사람들은 그를 인간적으로 보고 친근하게 생각한다.

 

그는 어떻게 최고의 세엘즈맨이 되었을까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면 능력과 상관없이 명망을 쌓을 수 있지만, 이것은 기버가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출발점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면 덕망으로 사람들이 태도와 행동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이 점이 가 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세일즈다.?

대니얼 핑크는 사람들이 세일즈맨을 생각할 때 가장 처음 떠올리는 단어가 강매, 우엑, (우엑'과 함께 역겨움의 표현-역 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남을 교묘하게 조종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을 세일즈맨의 전형으로 여긴다.

뛰어난 세일즈맨조차 위협적이고 대립을 일삼거나 자기중심적이며 심지어 기만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조사에서 사람들에게 MBA 학생이 흔히 선택하는 직종 마흔네 가지를 내주며 사회적 책임감을 지닌 순서로 순 위를 매기도록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세일즈맨은 43위를 차지했다. 증권 중개인을 가까스로 제치고 사회적 책임감 목록에서 최하위를 모면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최고의 세일즈맨은 분명 테이커다. 그러나 1장에서 말 한 대로 뛰어난 세일즈맨은 상당수가 기버라는 증거가 있다. 기버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걸까?

“고객을 찾아가면 먼저 벽과 사무실을 둘러보고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합니다. 그런 다음 사진 속의 손자나 좋아하 는 스포츠팀에 대해 물어보지요. 질문을 하나 하면 고객은 20분씩 이야기합니다." 다른 세일즈맨이 한 달에 한 건씩 계약을 체결할 때, 그럼블스는 그 네 배의 실적을 올렸다. 일주일에 한 건씩 계약 을 따낸 것이다.

그럼블스는 먼저 질문하고 대답을 들어줌으로써 자기가 고객의 이해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명망이 쌓이면서 고객은 그의 배려심을 존중하고 존경했다. 영업 초기에 만난 한 고객은 그럼블스를 한쪽으로 데려가더니 그에게 대화에 매우 능한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럼블스는 그때를 생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거의 한마디도 안 했는데 말이죠!"

질문으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경험을 심리학자들은 '이야기하는 것의 즐거움'10이라고 부른다. 몇 년 전,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 (ames Pennebaker)는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을 작은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실시했다. 당신이 그 그룹 중 하나에 속했다고 상상해보자. 먼저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주제로 사람들과 15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다. 당신의 고 향, 출신 대학, 직업 등 어느 것이든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

15분이 지나면 당신은 그 그룹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평가한다. 조사 결과, 자기가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그 그룹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므로 이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 다. 이제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은 그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게 되었는가?"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주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아는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가가 좌우한다. 적 게 이야기하고 많이 들을수록 주변 사람을 더 많이 알 수 있다.

 

설득하지않고 설득하는법

질문하는 것은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의 한 형태로 기버는 자연스럽게 그런 태도를 취한다.

계획과 의도를 물어보면 상대가 그것을 실제로 실현할 가능성이 커진다. 누군가에게 6개월 안에 새 컴퓨터를 살 것 인지 물으면 그가 정말로 컴퓨터를 새로 장만할 확률이 18퍼센트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19 물론 이것은 상대 가 질문의 의도를 좋게 생각하고 있을 때만 적용되는 얘기다. 연구에 따르면 치실을 사용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 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상대가 정말로 치실을 사용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바 람직한 행동에서는 질문이 그 사람 스스로 자신을 설득하도록 마음의 문을 연다. 반면 무언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을 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 당신은 이번 달 안에 초콜릿을 입힌 메뚜기를 먹을 생 각이 있는가? 아마도 당신은 한번 생각해본 다음 고개를 가로서을 것이다.

 

• 의도에 대한 질문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몰입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단 '그렇다'고 대답하면 그것을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다. 흥미롭게도 의도에 대한 질문은 사람들이 처음에 '아니다'라고 대답했을 때조차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질문은 생각을 유발하는데 만일 그것이 바람 직한 것이면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 효과적으로 머뭇거리기 위한 5가지 화법

• 망설임: 글쎄, , , 알다시피

• 얼버무림: 일종의, , 아마, 어쩌면, 내 생각에는

• 권위 포기: 이건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

• 부가의문문: 그거 재미있군, 안 그래? 또는 좋은 생각이야, 그렇지?

• 강조 부사: 정말로, 대단히,

 

조언을 구하는 행동의 4가지 장점

릴젠퀴스트는 조언을 구하는 행동에는 배움, 관점 전환, 헌신 그리고 아첨이라는 네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애 니는 조언을 구하면서 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그녀가 오가야 할 두 지점을 왕복 비행하는 회 사 전용기에 남는 좌석이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그녀가 조언을 구하는 대신 당당하게 로비에 나섰다면 그런 정보를 결코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녀가 여러 상사와 몇 번 이야기를 나눴을 때는 아무도 전용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조언을 구하는 행동의 두 번째 장점이다. 상대가 내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독려한다는 것 말이다. 애니 가 조언을 구하기 전에 나눴던 몇 번의 대화에서는 인력관리부장의 관심이 그녀를 동부 해안으로 발령 내 가능한 회 사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애니가 조언을 구하자 대화 양상이 바뀌었다. 우리가 누군 가에게 어떤 선택지를 제시해달라고 부탁하면, 상대는 우리의 관점에서 당면 문제나 딜레마를 분석한다. 애니가 가르 침을 청하자 인력관리부장은 그녀의 관점에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결국 회사 전용기가 해답으로 떠올랐다.

일단 인력관리부장이 애니 편에 서자 조언을 구하는 행동의 세 번째 장점인 헌신이 나타났다. 애니를 위해 이미 어 느 정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인력관리부장은 렌터카 비용과 회사 전용기를 운항하지 않을 때 드는 민간 여객기 항 공료까지 회사가 부담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물론 애니가 이런 특전을 얻는 데는 업무 능력, 성실한 근무 자세, 온화 한 성품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

어쨌든 인력관리부장이 회사 전용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제공하려 한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뛰어난 연구 결과가 있다. 반세기 전, 심리학자 존 적커(on Jecker)와 데이비드 랜디(David Landy)는 기하학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실험을 진행했다.32 실험에서 통제군 참가자는 최종 질문지를 작성하고 돈을 받 는 것으로 모든 과정이 끝났지만, 또 다른 그룹은 마지막에 연구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실험 자금이 거의 바닥나서 제가 사비를 털어 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 만 방금 받은 돈을 돌려주실 순 없을까요?"

이때 거의 모든 사람이 돈을 돌려주었다. 실험이 끝난 뒤, 두 그룹에게 연구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문자 돈을 돌 려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연구자에게 '훨씬 더' 호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가 뭘까? 사람들은 시간 과 노력, 지식 혹은 어떤 자원을 투자해 남을 도와주면 자신이 가치 있는 일을 했고 상대에게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 다고 믿으려 애쓴다.

조언을 구하는 것은 교묘하게 상대가 자신에게 헌신하도록 이끄는 방법이다. 조언을 해주는 순간 인력관리부장에 게는 애니에게 더 큰 투자를 할 마음이 생겼다. 나아가 자기 나름대로 도움이 될 만한 해법을 찾으면서 애니에게 더욱 더 헌신했다. 결국 그녀는 애니를 그만큼 시간을 쏟을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자 서전에서 말했듯 "당신이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보다 당신에게 한 번이라도 친절을 베푼 사람이 당신에게 또 다른 친 절을 베풀 가능성이 더 크다.”33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면 상대의 지식과 통찰력을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뜻을 보여줌으로써 명망을 안겨주는 셈이 다. 이때 상대는 대부분 받은 대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호의적으로 대한다.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 (Walter Isaacson)에 따르면 벤저민 프랭클린은 아첨의 수단으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아이작슨은 프랭클린에게는 친 구를 사귀는 기본적인 방침이 있었고, 그는 끊임없이 견해를 묻고 조언을 구함으로써 사람들의 자만심과 허영심에 호소했다"&4고 기록했다.

사람들은 호혜의 행동양식과 상관없이 누군가가조언을 구하는 걸 좋아한다. 조언을 해주면 테이커는 자신이 중요 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고, 기버는 상대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매처는 주로 다른 이유로 조언을 즐긴다. 큰비용을 들이지 않고 상대에게 빚을 졌다는 느낌을 안겨줌으로써 나중에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진심으로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릴젠퀴스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언을 구하는 효과는 "상대가 그 태도를 얼마나 진지하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달 라진다"고 한다. 실험에서 릴젠퀴스트가 조언을 구하는 행동을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으로 이용했을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조언을 부탁받은 상대가 조언을 구하는 사람을 테이커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다른 꿍꿍이를 품 고 환심을 사려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아차린다. 릴젠퀴스트는 "전략적으로 이미지를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 는 사람은 이기적이고 냉정하며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릴젠퀴스트 연구에서 기 버는 다른 사람의 시각과 권고에 관심이 있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나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고 믿는다. 이 방식 역시 타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진실하 게 행동하는 기버에게만 효과가 있다. 청중 앞에서 이야기할 때 기버는 단순히 명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청중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고자 스스로 취약점을 드러낸다. 물건을 팔 때도 고객에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진정으 로 상대를 돕기 위해 질문을 한다. 설득과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버는 상대의 관점과 아이디어를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므로 조심스럽게 말하고 조언을 구한다.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은 많은 기버에게 자연스러운 언어이자 그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숨은 원동력이다. 스스로 약 점을 드러내는 것, 질문하는 것,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단지 영향력을 얻는 문을 열어줄 뿐이지 만 그 영향력은 인맥 쌓기나 동료들과의 협업 등 일과 삶 전체에 울려 퍼진다. 물론 모든 기버가 힘을 뺀 의사소통 방 식을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이 방식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신뢰와 화합을 구축할 때 그것이 얼마나 유용한지 잘 안 다.

 

이기적인 이타주의자

지쳐 떨어지는 사람과 계속해서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의 차이

 

똑똑한 이타주의자는 어리석은 이타주의자보다

덜 이타적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어리석은 이타주의자와 이기주의자보다 더 바람직한 존재다.1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 성공한 기버와 실패한 기버의 차이

 

1장에서 살펴보았듯 기버는 성공 사다리의 밑바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타적인 행 동양식이 지닌 힘을 깨닫는 것 이상으로 실패를 피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극단적으로 베풀기만 하면 동료와 주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만다. 너무 많은 권리를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만 고수할 경우, 자기 이익을 챙기지 못하고 뒷전으로 밀려나며 당하기만 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기 버는 진이 빠져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성공을 거둔 기버는 단순히 동료보다 더 이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도 적 극적이었다. 성공한 기버는 테이커나 매처 못지않게 야심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 왜 어떤 기버는 성공하고 또 어떤 기버는 실패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 리는 '당신은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베푸는 성향과 취하는 성향 을 하나의 연속체로 바라보았다. 이제는 개인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이 상호작용한다는, 즉 좀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는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테이커는 개인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타인의 이익에 관해서는 낮은 점수를 기록한다.

그들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성공만 극대화하려 한다. 기버는 타인의 이익에 관한 내용에서는 항상 높은 점 수를 기록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대한 점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버에는 두 유형이 있으며 이들의 성공 가능성은 각각극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기심 없이' 베풀기만 하는 기버는 타인의 이익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하찮게 여긴다. 그들은 자신의 욕구 를 돌보지 않고 타인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바치며 그 대가를 치른다. 이기심 없이 베푸는 것은 병적인 이타주의의 한 형태다. 모험심이 넘치는 바버라 오클리(Barbara Oakley)는 이를 두고 "자신의 욕구를 해치며 병적일 정도로 타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들은 남을 도우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 병적으로 베푸는 성향이 있는 대학생은 학기를 거듭할수록 학점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기버는

"친구의 문제를 해결해주느라 수업을 빼먹고 공부할 시간도 빼앗겼다"고 시인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이 하나로 이어지는 연속체의 양극단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내가 직장에서 동기부여 요인을 연구한 결과. 4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은 서로 독립적인 동기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리가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빌 게이츠가 세계 경제포럼에서 주장했듯 "인간에게는 이기심과 타인 을 보살피고자 하는 두 가지 강한 본성이 있으며" 그 두 가지 동력이 뒤섞인 사람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둔다. 캐나다 봉사상 수상자들은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상승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그 둘을 용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덕 분에 좋은 일을 하면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테이커가 이기적이고 실패한 기버가 이기심이 전혀 없다면, '성공한 기버는 타인과 더불어 자신의 이익도 챙길 줄 안다. 그들은 남을 이롭게 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야심찬 목표도 세운다.

자기 보존 본능과 이기심 없이 베풀기만 하면 정도를 지나치기 십상이다. 성공한 기버는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되 자신의 이익도 잊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베풀지 선택한다. 곧 살펴보겠지만 기버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면서 타인을 배려해야 연료를 완전히 소진하는 일 없이 더 크게 번영할 수 있다.

 

불 지피기와 정원에 물주기

 

더 많이 베푼 콘리는 실패한 기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일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는 일을 함 으로써 개인적으로 보상을 받고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를 창출했다. , 아무리 베풀어도 끝이 없는 학교에서 더 많이 베푸는 대신,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베풂으로써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기버에게는 이런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심리학자 비키 헬지슨(Vicki Helgeson)은 수많은 연구17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베풀기만 하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음을 밝혀냈다. 타인 에게 관심을 쏟는 만큼 자신의 행복도 돌보면서 베풀면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6개월에 걸쳐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18을 유지하는 사람이 더 행복해하고 삶의 만족도도 더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 직장에서 이기심 없이 베푸는 사람들은 과부하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6개월 동안 여러  쌍의 부부를 관찰한 결과, 자신의 욕구와 배우자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사람은 우울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컸다.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기버는 타인의 이익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무시하는 까닭에 스스로 에너지를 소진한다.

• 이타적인 행동의 유익한 효과는 글쓰기에서도 드러난다.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는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사용한 어휘를 보고 그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지 판 단한다. 페니베이커는 저서<대명사의 비밀(The Secret Life of Pronouns)>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21 "건강해진 사람은 일기에 하루는 일인칭 단수 대명사를 주로 사용하다가 다음에는 다른 대명사들을 주로 사용한다. 그다음에는 또다시 일인칭 단수 대명사를 주로 사용하는 일이 반복된다. 건강한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먼저 생각해본다." 반면 순수하게 자기중심적이거나 이 기심이 전혀 없는 글을 쓰는 사람들은 건강해질 가능성이 매우 작다.

 

성공한 기버와 실패한 기버를 깊이 이해하려면 그들이 언제, 얼마나 많이 베푸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 다. 콘리가 에너지 소진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베푸는 방법을 다양화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계획한 방식 덕분이기도 하다.

 

불 지피기 방식은 타인과 자신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전략이다. 콘리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방과 후에 학생들을 만나 상담하는 대신 활력을 재충전하고 일정을 맞추기도 편한 주말을 상담시간으로 정했다. 반면 실패한 기버는 남이자신을 필요로 할 때마다 언제든 도와주는, 즉 매일 조금씩 물을 주는 방식을 택하기 쉽다. 그 방식은 대단히 산만하 고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집중력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빼앗긴다.

 

마법의 숫자, 100시간 법칙

 

션 해거티(Sean Hagery)는 계약형 투자신탁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 회사 뱅가드(Vangard)의 투자관리 책임자다. 선은 교육에 열정을 품고 다른 사람을 이끌어주는 데 오랫동안 헌신해왔다. 1년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내 뱅가드 사내대 학에서 직원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해온 것이다. 뱅가드의 직원 교육 담당자는 션이 자원봉사에 참여한 시간을 계 산해보고 그가 상당한 시간을 직원들을 가르치는 데 투자했음을 알았다. 그녀는 션의 정신적 에너지가 바닥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션도 자신에게 그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는 점에서 그건 상당히 큰 투자였습니다." 그림에도 그는 강의시간을 줄이는 대신 오히려 더 늘렸다.

"그건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1년에 2주일 가깝게, 100시간 이상을 교육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자 그는 더 큰 환기를 느꼈다. 베풂에서 100 시간은 마법의 숫자와도 같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60대 중반 성인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 연간 봉 사시간이 100~800시간인 사람이 100시간보다 적거나 800시간보다 많은 사람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삶의 만족 도도있다. 1998년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24에서도 최소 10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한 성인이 2000년에도 살아 있는 비율이 더 높았다. 자원봉사를 100시간 넘게 해도 더 큰 이점은 없었다. 이것이 자원봉사의 '100시간 법칙'이다.

. 100시간은 베푸는 행동이 가장 큰 에너지를 주고 가장 적게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범위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 투자하면 1년에 100시간을 채울 수 있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두 시간씩 자원 봉사를 하는 사 람은 1년 후 행복감, 만족도, 자부심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 세상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하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그는 자신이 여가시 간을 보내는 데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내가 교육 관련 서적들을 점점더 많이 읽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본질적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거죠." 결국 션은 새로운 교육 관련 프로그램 두 개를 이끌기로 했다. 하나는 '교실 속 경제' 라는 전국적인 프로그램으로, 션과 동료들은 미국 전역의 유치원생에게 기본적인 자금관리 지식을 가르쳐준다. 또 하나는 '팀 뱅가드'라는 지역 프 로그램이다. 션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차터 스쿨(교사, 부모, 지역 단체 등이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한 학교-역주) 한 곳과 결연을 맺고 뱅가드 직원들이 저녁, 주말,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자원 봉사하는 4년 과정 상담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다. 이 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지만 션은 오히려 두 프로그램 모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과 활기를 준다"고 말했다.

 

만일 션이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기버였다면 자신의 관심과 열정을 고려하지 않고 의무감을 느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에너지를 흩부렸을 것이다. 다행히 그는 성공한 기버의 접근 방식을 적용해 자신의 열정에 따라 교육에 집중하 는 길을 택했다.

"이런 방식으로 공동체에 환원함으로써 개인적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30여 년간의 연구는 동료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탈진에서 벗어나는 확실한 해독제입 이 드러났다

 

성공한 기버는 지원망을 형성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한다. 이것은 불 지피기 방식의 봉사와 더불어 큰 활력을 주 며 덕분에 성공한 기버는 실패한 기버보다 탈진할 위험에 덜 노출된다

 

돈을 포기했더니 돈이 내게로 왔다

심리 학자들은 베푸는 정도와 에너지 소진 정도를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더 많이 베풀수록 에너지의 소진 정도가 확실히 더 심했다. 그중에서도 이기심 없이 베푸는 사람들, 즉 실패한 기버가 가장 심하게 에너지를 소진했다.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주는 바람에 지쳐버린 것이다. 테이커나 매처는 그들보다 에너지를 훨씬 덜 소진했다.

네덜란드 심리학자들이 진행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에너지 소진에 면역이 된 의료 전문가도 있음이 드 러났다. 그들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환자에게 쏟아도 지치지 않았다. 회복력이 매우 뛰어난 이 의료 전문가들은 성공한 기버였다. 그들은 남을 돕는 걸 즐기고 때론 스스로를 희생하지만 필요할 때는 거리낌 없이 도움을 요청한다 고 대답했다. 성공한 기버는 계속해서 기여할 에너지를 유지하지 못한 매처와 테이커보다 훨씬 더 낮은 에너지 소진 율을 보였다. 이 연구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매처와 테이커가 실패한 기버보다 에너지 를 덜 소진할 수는 있지만, 회복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은 성공한 기버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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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보다 더 높은 체력 점수를 기록한 참가자들은 질문지 작성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성향을 보여 기버로 분류된 사 람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남을 돕고자 자신의 이기적인 충동을 억눌러온 까닭에 정신적 근육이 단련돼 의지력을 떨어 뜨리는 고통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고도 완전히 지치지 않았던 것이다. 기버는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통제함으로 써 생기는 장점을 축적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여러 연구도 같은 결론을 지지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베풂은 마치 웨 이트트레이닝이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의지력을 강화한다. 물론 근육도 지나치게 혹사하면 피로가 쌓이고 때로는 찢어진다. 그것이 바로 이기심이 전혀 없는 실패한 기버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돕는 사람의 희열

 

돈을 줄 때만 그런 혜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투자할 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스물네 살 이상의 미국 인 2,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서에서 자원봉사는 1년 후 그들이 느끼는 행복과 삶의 만족도, 자신감, 우울증 정 도를 예측하는 훌륭한 지표임이 밝혀졌다. 자원봉사를 하는 예순다섯 살 이상의 성인은 이후 8년간 우울증에 걸릴 가 능성이 더 작았다. 자원봉사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실제로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강 상 태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정도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도 결과는 변치 않았다.

평균적으로 볼 때 더 행복한 사람이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높은 실적을 올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 덕분에 에너지를 유지하는 성공한 기버가 실패한 기버보다 더 많이 베푼 다. 이것이 이 장 맨 처음에 인용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고(6) 허버트 사이먼의 말에 담긴 의미다. 성공한 기버는 실패한 기버보다 덜 이타적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소진한 에너지를 회복하는 능력 덕분에 세상에 더 많 이 공헌한다.

 

7

호구 탈피

관대하게 행동하면서도 만만한 사람이 되지 않는 법

“선행엔 대가가  따른다."

클레어 부스 루스(Clare Boothe Luce)

편집자이자 극작가이자 미국의 여성 하원의원

 

기버를 괴롭히는 세가지 중요한 함정

사람을 너무 신뢰하고. 과도하게 공감하며, 지나치게 소심함

 

상냥한 악마와 무뚝뚝한 천사

이타적인 친구가 이기적인 친구보다 결국 더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호혜 방식이 보내는 신호를 0에 맞추려고 노력하면 다른 잡음을 없애기가 한결 쉽다. 우리는 기버를 가려낼 때 대부분 성격적 단서에 의존하지만, 그런 단서는 우리를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반세기에 걸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구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성격적 특징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상냥함이라는 특징으로 피터가 브래드에게 농락당한 이유다.  

브래드처럼 상냥한 사람은 대개 협동적이고 예의 바르게 보인다. 그들은 타인과 조화를 이루려는 생각으로 따듯하 고 친절하며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온다. 반면 상냥하지 않은 사람은 경쟁적이고 비판적이며 강인한 경향이 있다. 그들은 다툼을 좋아하고 신랄하며 도전적으로 보인다.

•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성향은 생물학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심리학자들은 조사를 통해 상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타난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그러자 상냥한 사람들은 사고, 느낌, 자극을 관장하는 후측 대상피질 같은 부위가 더 컸다. 행동유전학자들에 따르면10 상냥함의 3분의 1 이상, 어쩌 면 반 이상이 유전된다고 한다. 상냥한 성격인지 아닌지는 이미 어느 정도 생물학적으로 결정이 나 있다.

 

행동이라는 껍데기

우리는 전형적으로 상냥한 사람을 기버로, 무뚝뚝한 사람을 테이커로 본다. 처음 만난 사람이 상냥하게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그가 좋은 의도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반면 상대가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가오면 그가 우리의 이익 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판단을 내릴 때. 우리는 흔히 행동이라는 껍데기에 많은 주의를 빼앗겨 껍 질 속에 든 살과 진주를 간과해버린다. 베풀고 취하는 행동은 우리의 동기와 가치에 바탕을 두며, 이는 자기 성격이 상냥한지 무뚝뚝한지와 상관없이 내리는 선택이다. 1장에서 처음에 데이비드 호닉의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은 창업자 대니 셰이더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처음에는 심리학자들도 이타적인 성격을 넓은 의미의 상냥함으로 바라보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최근에 이뤄진 연구에서 다음의 세 가지 사실이 드려났다. (a) 동 정심과 정중함은 상냥함의 두 가지 다른 양상이다. (b) 동정심의 정도는 상냥함보다 정직이나 겸손과 더 깊이 연관되어 있다. (c) 상냥함은 이타적인 가치와 구별되는 성 격이다.11 나는 이 책 전체에서 기버, 테이커, 매처의 행동을 알아내기 위해 명쾌하게 고안한 연구에 일차적인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어떤 관점에서는 '나는 남을 돕 기를 좋아한다' 같이 베풂을 직접 언급한 문장으로 기버를 가려내는 상냥함 연구들을 이용해왔다고 볼 수도 있다.

 

"친절한지 아닌지는 자기중심적인지, 타인중심적인지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정반대라는 뜻이 아니라 별개 문제라 는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무뚝뚝한 기버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들은 겉으로는 거칠고 강 인하게 행동하지만 시간과 전문적인 능력, 인간관계를 동원해 결국 남을 이롭게 한다.

"당신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기버냐 테이커냐를 판단하는 데 관심을 두지만, 그 방식은 핵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 습니다. 그들이 친절하게 혹은 따뜻하게 행동하는지가 그토록 중요한 걸까요? 호머는 매우 냉철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 움직이면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가차 없이 쓸어버렸죠. 동시에 그는 마음이 매우 넓은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에 게 도움을 주고자 했죠. 그는 보통 이상으로 무뚝뚝했고 또 보통 이상으로 베푸는 사람이었습니다."

 

상냥한 테이커를 사기꾼으로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

기버가 항상 자기 능력을 잘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진실성 판단에서 본능적으로 더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기버가 테이커와 매처보다 타인을 더 정확히 판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버는 타인의 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상대의 생각 혹은 느낌에 더 적절히 대응한다. 가령 이들은 타인이 성공을 묘사할 때 '우리' 대신 나라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단서를 알아챈다. 또 습관적으로 상대를 신뢰한다는 점은 진실성 판단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기버는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동기 사이의 차이를 알아보는 이 세밀한 능력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을 때 호구로 건락한다. 먼저 베풀고 나중에 질문하는 성향은 진실성을 판단하는 능력을 가리기 십상이다. 컨설턴트로 일하는 헐리 안 바워에게는 어떤 사람이든 자신에게 부탁하기만 하면 들어주기 위해 일정을 비워두는 습관이 있다. 고객이 추가적 인 분석을 요청하면 엄밀히 볼 때 관련 프로젝트가 아님에도 그 일을 해준다. 부하직원이 조언을 구할 경우 즉시 일정 표를 꺼내 자기 시간을 내주면서까지 응한다.

켈러도 신입사원을 모두 돕지만 그들과 처음 대화할 때 누가 기버이고 데이커인지 유심히 살펴본다.

“전 누가 진실하고 또 누가 그 렇지 않은지 알아보려 애를 씁니다. 어떤 친구는 타인을 알아가려는 대화에서 대뜸 '건설턴트로서 높은 지위에 오르 고 싶습니다.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라고 묻습니다." 켈리는 그런 사람들이 테이커라고 가정한다.

"그들은 30분짜리 회의에서 자기가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하는 데 초점을 맞습니다. 내가 자기를 기억하기 를 원하지든요. 그들은 컬코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대단히 피상적이죠. 그런 까닭에 그들을 정말로 도와줄수 있을 정도로 깊이 있는 대회를 나누지 못합니다."

 

그녀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며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그녀는 부탁을 거절할 이유 목록을 만들었다. 나아가 베풀기를 계속하되 훨씬 더 효과적인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관리자와 준임원을 위한 조언 안내서'를 집필했다. 덕분에 테이커에게 같은 말을 반복할 필요가 없 어졌다.

 

느낌이 아닌 생각에 감정이입하라

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자 애덤 갈린스키(Adam Galinsky)는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의 감정이나 느낌에 집중해 감정 이입을 하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할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면 상대방의 생각이나 이익을 고려하는 등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자기 이익을 희생하지 않고 상대도 만족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기가 쉽다. 만일 피터가 제 속해서 리치에게 감정이입만 하고 있었다면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을 터다. 초점을 리치의 감정에서 생각으로 옮긴 그 는 테이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전략을 조정할 수 있었다.

 

/ 너그러운 앙갚음 전략

 

일단 진실성 판단의 중요성을 깨달은 기버는 상냥한 테이커가 잠재적인 사기꾼임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행동해 자신을 보호한다그들은 테이커 를 만나면 매처처럼 행동한다.

여러 연구가 보여주듯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우므로 처음에는 기버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지만 상대가 테이커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기버는 행동양식을 매처의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피터가 리치에게 회 사에 어떤 공헌을 하도록 요구한 것처럼 말이다. 피터는 자신의 변화를 들려주었다.

"테이커에게는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 것이 내 본성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그들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죠"

테이커를 상대할 때는 매처로 전환하는 것이 기버가 자신을 보호하는 전략이다. 이때 세 번 중 한 번은 기버로 되돌 아가 테이커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이 현명하다. 피터 오데가 리치에게 자리를 지킬 기회를 준 것처럼 말 이다. 성공한 기버는 랜디 포시(Randy Pausch)가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리면 사람들 이 당신에게 놀라운 감동을 줄 것"이라고 표현한 낙관적인 믿음을 지닌다.

 

/ 역할 체인지

남성과 여성은 능력이 동등하지만 남성이 훨씬 더 돈을 많이 번다. 카네기멜론대학 경제학자 린다 밥콕 (linda Babcock)은 이 실망스러운 통계를 붙잡고 연구를 시작했다. 21세기 들어서도 카네기멜론대학 MIBA를 거쳐 간 남성의 연봉이 여성보다 7.6퍼센트 더 높았다. 카네기멜론은 세계적인 기술학교로 노벨상 수상자를 열여덟 명이나 배출했고 그중 경제학 분야에서만 일곱 명이 나왔다.

카네기멜론의 MBA 과정에 들어간 경영학과 학생들은 엄청난 양의 어려운 수업을 감당해야 한다. 이 학교에서는 계산 재무론, 수리 경제학,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학위 과정을 제공하는데 40퍼센트 이상의 MBA 졸업생이 금융 업 계로 진출한다. 이들의 연봉 액수를 조사하자 여성이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에 가로막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밥곡 은 직장생활을 35년간 한다고 봤을 때 여성 한 명이 평균 100만 달러 이상을 손해 본다고 계산했다.

그런데 연구를 하다 보니 유리 천장은 성별에 따른 편차를 일으키는 결정적 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과 여성은 비슷한 액수에서 연봉 협상을 시작하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서명할 때는 차이가 있었다. 밥콕은 치밀한 연 구 끝에 남성과 여성의 가장 큰 차이는 더 높은 액수를 요구할 마음이 있는지에 달려 있음을 발견했다. 남성은 절반이상(57퍼센트)이 초임 협상을 시도하지만 그렇게 하는 여성은 단 7퍼센트에 불과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여덟 배 이상 많이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다. 협상을 시도한 학생들(대부분 남학생)은 평균 7.4퍼센트 더 높은 초임을 받고 일을 시작했 는데 그 수치는 성별 간의 격차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협상에 임할 의향이 있는가는 카네기멜론 MBA의 수치적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연구에서 밥과 그 의 동료들은 보글(Boggle, 단어 퍼즐 게임-역주)을 네 번 하고 3달러에서 10달러의 대가를 받을 사람들을 모집했다. 모집이 끝났을 때 연구진은 테이커처럼 먼저 최소 금액인 3달러를 주며 이 정도로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번에도 더 많은 돈을 요구한 남성이 여성보다 여덟 배 더 많았다.

다음 실험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3달러를 주면서 그걸로 만족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이때 남성 은 13퍼센트가 처음부터 더 많은 돈을 요구했고, 여성 중에는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또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연구자가 3달러를 내주며 '금액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성은 과반수(59퍼센트)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달라 고 요구했지만 여성은 단 17퍼센트만 그렇게 했다.

전체적으로 남성이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할 확률이 여성보다 8.3퍼센트 높았다. 각각의 경우에서 여성은 테이커가 자신을 깔아 개도록 허락하며 호구로 전락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자신 있게 협상에 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은 따뜻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를 저버릴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이타적인 기질이 더 강한가?' 라는 의문을 낳는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심리학자 앨리스 이글리(Alice Eagy)는 동료들과 함께 남을 돕고 나누 고 보살피고 이끌고 구해주고 보호하는 등 베풂에 대한 연구 수백 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의 이타적인 기질이 거의 동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단지 다른 방식으로 베풀 뿐이다. 가까운 관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베푸는 경향이 있다. 여성이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하거나 동료를 돕거나 부하직원에게 조 언을 해줄 확률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높았다. 환자를 정서적으로 더 크게 지원해주는 쪽도 여의사였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에게는 남성이 더 기버에 가깝게 행동했다.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위험이나 응급상황에 처한 낯선 사람을 도와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는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발생했다. 남성은 자신을 위해 직접 협상할 때나 친구 대신 협 할 때 모두 초봉으로 평균 4 9,000달러를 요구했다. 여성은 다른 방식을 따랐다. 자신을 위해 협상할 때 요구한 봉은 남성보다 평균 16.7퍼센트 적은 4 2,000달러였다. 반면 친구를 대신해 협상을 맡은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 로 평균 4 9,000달러를 요구했다.

, 기버는 다 른 누군가를 대변해 협상을 벌일 때 더 뛰어난 협상가가 된다.

 

타인의 이익을 위해 살면서도 협상에서 이기는 법

기버는 유난히 남의 말을 잘 받아들이는 유형이라 자기주장을 내세울 때 상대에게 미움을 사는 정도를 과대평가하 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새미어는 협상을 벌인 덕분에 존경을 얻었을 뿐 아니라, 협상 방법으로 상사에게 깊은 인상 을 남겼다. 처음에 인적자원관리 부서가 새미어의 요청을 거절했을 때, 새미어는 상사에게 자신의 가정환경을 설명했 다.

"당장 집세 걱정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겐 부양가족과 갚아야 할 대출금이 있습니다. 그걸 조금 더 쉽게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새미어는 자신이 아니라 가족의 입장에서 부탁함으로써 기버라는 이미지를 지켰다. 타인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점 을 보여주어 회사의 이익을 대변할 때도 열심히 일하리라는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준 셈이다.

밥콕과 그의 동료들은 이것을 인간관계를 근거로 한 설명'이라고 부른다. 이는 어떤 요구의 이유를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다. 밥과 한나 라일리 볼스(Hannah Riley Bowles)는 여성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때 '타인중심적이고 배려심이 깊으며 받기보다 주려는 성격'일 것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저버릴 위험을 안아야 한다고 말한다. 30 자기주장을 내세우면 성적 규범을 깨뜨린다는 여성 고유의 걱정도 있지만, 기버는 남녀 모두 자신의 호혜 선호도를 무너뜨릴까 봐 걱정한다. 그들은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면 스스로 테이커가 된 것처럼 느낀다.

그러나 기버가 다른 누군가를 대변할 때는 타인의 이익을 보호하고 향상시킨다는 자신의 가치관에 가합계 행동하 면서도 강하게 밀어붙인다. 기버는 그것을 남을 돌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다 인간관계를 근거로 설명하면 자 신이 타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해낸다. 자신이 타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일 을 보여주는 것은 기버라는 이미지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가장 효율적인 협상가는 스스로를 돕는 기버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상대방의 이익 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성공한 기버는 자신과 타인을 모두 이롭게 할 기회를 찾는다. 따라서 더 복잡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실패한 기버와 테이커가 놓치는 윈윈의 해결책을 발견한다. 그들은 실패한 기버처럼 단순히 가치를 포기하 는 대신 먼저 가치를 창출한다. 덕분에 파이를 나눌 때는 전체 크기가 충분히 커져 상대에게 나눠주고도 자기 몫이 많 이 남는다. 이처럼 스스로를 돕는 기버는 더 많이 주는 '동시에' 더 많이 갖는다.

파이를 키운다는 개념을 깨달은 것은 릴리안 바워의 직장 경력에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고객의 요구를 거절하고 테이커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그들을 돕는 시간에 선을 긋는 법을 배우긴 했지만, 그녀는 다른 기버나 매처를 도울 기 회를 잃고 싶진 않았다. 그녀는 테이커가 아닌 듯한 부하직원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자신의 일이나 일정에 관계없이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기버의 방식으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제이슨 겔러는 스스로를 돕는 기버로 접근했다. 그는 자기 시간을 더 쏟아 붓지 않고도 더 많이 베푸는 방법을 찾아냈다. 무엇보다 그는 혼자 과중한 부담을 지지않기 위해 남들과 업무를 분담함으로써 그들도 기버로 변모할 기 회를 만들었다. 가령 부하직원이 도움을 정하면 겔러는 점심을 함께 먹자고 제안해 다른 관리자 두 명을 초대했다. 자 신은 관리자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부하직원에게는 그들의 보살핌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관리자들 역시 더 많은 부하직원과 유대를 맺을 기회를 얻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는 혼자서 모든 봉사활동을 도맡는 대신 부하직원들에게 더 풍부한 지식과 조언을 전해줄 여러 멘토를 소개해주 었다. 바워도 사람이 너무 좋다는 말을 듣고는 겔러와 비슷한 방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사람씩 만나 조언해 주는 대신 단체로 만나서 대화하기로 했다.

 

호혜의 고리

무엇이 인간을 베풀도록 만드는가

 

이기적인 사람에게도 그 본성에는 다른 사람의 행운에 기뻐하고 그들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어떤 원칙이 분명 있을 터다.

그들을 보면 기분만 좋아질 뿐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을지라도 말이다.1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아버지

 

차별화, 같으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이 되는 일

 

우리는 자신과 흔치 않은 공통점을 공유하는 사람, 장소, 물건 등에 이끌린다. 이것이 두 애덤 리프킨이 처음 만났 을 때 느꼈던 점이다

 

심리학자 마릴린 브루어(Marilynn Brewer)는 흔치 않은 공통점이 그토록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 하나를 고안했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주변과 어울리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인간관계, 결속력, 공동체, 소유물, 소속감, 타인과의 연대감을 얻으려 안간힘을 쓴다. 다른 한편으로는 홀로 돋보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 성, 차별성, 개별성 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사회생활을 할 때 이 두 가지 동기는 서로 갈등을 빚는다. 어떤 집단에 강한 소속감을 느낄수록 자신의 고유성을 잃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신을 남과 더 차별화하고자 애쓸수록 소속 감을 잃을 위험이 커진다.

이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해답은 남과 같으면서 동시에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브루어는 이것을 '최 적 차별성(optimal dis-tinctiveness) 의 원리라고 부른다. 우리는 두드러지면서도 주변과 어울리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가령 독특한 집단에 들어가는 것은 최적 차별화를 이루는 인기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관심사, 정체성, 인생 목표, 가치 관, 능력, 성격 혹은 경험을 공유하는 집단의 일원이 되면 친밀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동시에 다른 집단과 확연히 구 분되는 독특한 유사성을 지닌다. 독특한 유사성을 공유하는 개인 및 집단에 더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연구는 아주 많다. 집단의 가치관, 관심사, 능력, 경험이 희귀할수록 결속력은 더 강해진다. 소속감과 고유성을 동시에 느끼도록 최적 차별성을 제공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 더 행복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는 그런 집단 에 속했을 때 큰 자부심과 결속력을 느끼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긴다.

프리사이클은 환경 보호를 강조함으로써 처음부터 최적 차별성을 제공했다. 이는 낡은 재료로 새 물건을 만든다는 재활용 운동과는 차별화된 핵심 목표다. 회원은 약간만 손질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원하는 사람을 찾아.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쓰레기 매립장으로 보내는 부담을 덜었다. 이러한 공통 목적이 다양한 이데울로기를 넘 어 서로 유대감을 형성했고, 이는 프리사이클 공동체가 공유하는 그들만의 정체성을 창출했다.

투산에서 출발한 최초의 프리사이클 자원봉사자 그룹에는 환경 보호에 열성적인 진보적 민주당 지지자, 쓰레기란 없다고 믿는 보수적 공화당 지지자, 사람들에게 원하는 일을 할 권한을 주고 싶어 하는 자유주의자들이 뒤섞여 있었 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 수가 늘어나고 성향도 다양해지자, 각 지역의 프리사이클 공동체는 회원에게 그들이 원하 는 물건을 주기 위해 바자회를 열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는 한 지역 단체가 정기적으로 도시의 한 구획에서 프리사 이클 기부 행사를 벌인다.

프리사이클은 동질감을 공유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호혜가 일반화된 기부 체계 를 활성화했다. 회원들은 자신이 공동체에 속한 누군가를 도와주면 또 다른 누군가가자신을 도와주리라는 사실을 안 다. 그런데 윌러의 연구팀은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한 시스템에서는 "가치를 상당히 많이 교환해 야 집단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그 감정이 생겨야 더 많이 기여할 동기를 부여받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충분한 이익을 얻어야 그 집단에 베푸는 행동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여기고 그 집단 이 자신을 도와줄 거라고 느낀다는 얘기다.

프리사이클이 이룬 성과는 미리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만일 이 사이트의 기버가 무임승차하려는 테이커 에게 호되게 이용당했다면 전체 활동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프리사이클은 어떻게 처음부터 엄청난 양의 기부를 얻어내고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었을까?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의 역할모델

 

9. 차원이 다른 성공

양보하고, 배려하고, 주는 사람이 최고에 오른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때마다

항상 대가를 받으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항상 되돌려 받으려 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베푼 것을 절대 잊지 않고 빚을 떠안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예 잊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포도를 맺는 나무처럼. 남을 도와준 다음..

아무것도 되돌려 받으려 하지 않으며 . 다른 일을 시작한다. ....

우리 모두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황제

 

기버의 머릿속에서는 성공 자체가 다른 정의로 자리 잡는다. 테이커는 성공을 남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이 라고 본다. 매처는 성공을 개인적 성취와 타인의 성취와의 균형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기버는 성공을 피터처럼 정의 한다. 그들은 성공을 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개인적인 성취로 특징짓는다. 이러한 정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 려면 조직의 고용, 평가, 포상, 승진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 각 개인의 생산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생산성이 타인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에까지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가 성공에 대한 정의에 개인적인 성취와 함께 타인에 대한 기여를 포함시킨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적인 호 혜 원칙이 베풂 쪽으로 기울도록 노력할 것이다. 만약 타인을 이롭게 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테이커와 매처도 자 신과 전체의 이익을 모두 높이는 성공한 기버의 행동양식을 따르려 더 많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과 전체의 성 공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는 이 책에 실린 모든 기버의 성공 이야기에 담겨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밀어 떨어뜨리 지 않고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모두에게 이로운 방법을 찾아내 정상에 올랐다. 이기적인 집단에서는 성공이란 제로섬 게임이지만 기버가 모이면 전체가 부분의 합계보다 더 커진다.

 

 

 

1. 자신의 기버 지수를 평가하라: 우리는 피드백을 전혀 받지 못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지 못 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자신의 영향력을 알아보고 자기인식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일련의 무료 온 라인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웹사이트www.giveandtake.com에 방문해 무료 설문 조사와 테스트를 받아보고 자신의 기버 지수를 알아보자. 직접 질문지를 작성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초대해 당신의 호혜 방식을 평가하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이 얼마나 자주 기버, 테이커, 매처로 보이는지 평가 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2. 호혜의 고리를 실천하라: 당신이 속한 조직에서 사람들이 매주 한 번 모여 20분씩 서로 도움을 요청하고 도와준다면 어 떤 일이 일어날까?또 어떤 베풂의 규범이 형성될까? 조직에서 호혜의 고리를 실천하는 자세한 방법은 셰릴과 웨인 베 이커가 운영하는 회사 휴맥스(www.humaxnetworks.com) 웹사이트에서 조직과 개인에게 제공하는 소셜 네트워크 툴을 이용하기 바란다.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사람들끼리 호혜의 고리를 실천하고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프로그램을 개발 해왔다. 참가자는 보통 열다섯 명에서 서른 명 정도가 적당하다. 각자가 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한 가지 요청을 하고 나머지가 자신의 지식, 자원, 인간관계를 동원해 그것을 충족시켜줌으로써 전체에 공헌한다. 사람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온라인 시장을 창조한 Favo.rs(Http://favo.rs)를 이용하는 것도 또 다른 출발점이다.

 

5. 5분의 친절을 실천하라: 웹사이트 106마일(www.meetup.com/106miles)을 방문하면 판다 애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5분 의 친절' 달인으로 그를 따라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문고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는 요령 을 배울 수 있다. 그가 선호하는 방법은 정직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과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가령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간단한 연습을 해보자. 당신의 인명록, 링크드인, 페이스북 인맥에서 시작하라. 그곳에서 특이한 공통점이 있는 사람을 여러 쌍 찾아본다. 그중 일주일에 한 쌍을 선택해 이메일로 서로 소개해준다. 또 리프킨은 오랫동안 소원한 관계였던 사람에게 다시 연락을 취하라고 권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기 위해서 말이다. 한 달 에 한 번 몇 년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 그들이 요즘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알아보고, 당신이 무언가 도울 만한 일이 있는지 물어보라. 이와 관련해 벤처 블로그(www.ventureblg.com)를 방문하면 데이비드 호닉이 베 푸는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6.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을 연습하고 다른 사람을 대변하라: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을 더 편안하고 능숙하게 사용하려면 말하기 에서 듣기로, 자신을 드러내는 태도에서 조언을 구하는 태도로, 그리고 주장에서 질문으로 말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 다. 딜로이트의 전 CEO이자 현재 이사회장인 짐 퀴글리(im Quigley)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마음먹 고, 회의시간의 20퍼센트, 이상은 발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퀴글리의 말을 들어보자.

"내 목적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당신이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 때보다 무 엇을 물어야 할지 알 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말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지요.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대답하는 태도에서 질문하는 태도로 바꾼 퀴글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태도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건 하나의 습관입니다. 습관은 누구나 들일 수 있지 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수잔 케인(www.thepowerofintroverts.com)과 제니퍼 칸바일러 (ennifer Kahnweile/(www.theintrovertedleaderblog.com)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라.

 

7. 기버의 모임에 참여하라: 다른 기버를 찾아보려면 프리사이클(www.freecycle.org)에 가입해 물건을 무료로 나눠주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면 된다. 서비스스페이스(www.servicespace.org)와 니 푼 메타(Nipun Mehca)가 시작한 일 련의 기프티비즘(Giftivism) 계획도 매우 활기 넘치는 기버의 모임이다.4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본사를 둔 서비스스페 이스는 회원이 40만 명이 넘고 1년에 5,000만 통 이상의 이메일을 보낸다. 물론 여전히 '직원 없이, 모금활동 없이 아무 조건 없이' 운영한다는 세 가지 규칙을 지키고 있다. 니푼은 서비스스페이스를 통해 사람들의 기버 지수를 더욱 올려주는 기반을 다졌다. 그것은 '선물 경제 프로젝트, 영감을 주는 콘텐츠, 그리고 자원봉사와 비영리 후원단체'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카르마 키친(Karma Kitchen)은 선물 경제 프로젝트의 하나로 메뉴가 전부 공짜다. 청구서를 받 아보면 0.00달러라는 금액 표시와 함께 단 두 문장이 인쇄돼 있다.

"이 음식은 당신보다 먼저 선물을 받은 누군가가주는 선물입니다. 선물이 계속해서 전해져 당신 다음에도 사람들 이 음식을 받을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먹을 것을 보내주세요." 기버로 행동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는 헬프아더스닷오알지(HelpOthers.org)도 또 다른 선물 경제 프로젝트다. 이 것은 누군가를 위해 익명으로 무언가를 해준 다음, 같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해주도록 스마일 카드를 남기는 활동이다. 니폰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중 한 곳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려다 겪은 일로 이 활동을 설명한다. 그 여성은 거스름돈을 꺼내다가 음료수 값과 함께 카드 한 장을 발견했다.

"당신의 음료수는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가 이미 값을 치렀습니다. 사랑을 퍼뜨려주세요." 그녀는 도넛을 사서 다른 스마일 카드와 함께 놔뒀다. 니푼이 웃으며 말했다.

"누군가가 이런 흐름을 주시하고 건물 전체에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 사람은 이렇게 썼죠. '이 일이 어디서부터 시 작됐는지 오랫동안 추적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2층과 3층 사이에서 시작된 것 같군요.' 그러자 모든 사람이 친절 한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많은 사람이 같은 일을 시작했지요." 스마일 카드는 서비스스페이스 웹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는데 이것으로 비영리 후원 단체를 돕고 주간 뉴스레터 를 구독할 수 있다. 또 뒤따라오는 차 대신 도로 이용 요금을 내주거나, 사장에게 당신을 도와준 사람을 칭찬하는 메 모를 써서 감사를 보내는 등 베풂 목록을 읽어볼 수도 있다. 니푼의 얘기를 들어보자.

“더 많이 베풀수록 점점 더 많이 베풀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그렇듯 말입니다. 이것은 체력 단련과도 같아요. 호의라는 근육을 단련할수록 점점 더 강해지는 거죠."

'너그러운 이방인들이 모여 전 세계에서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장소'로 묘사되는 호프몹(opeMob)도 또 하나의 인상적인 모임이다(http://hopemob.org). 어떤 친절한 행동을 하는 단체를 직접 조직하고 싶다면 익스트림 카인드니스 인 캐나다(Extreme Kindness in Canand)의 웹사이트(http://extremekindness.com)와 영국의 카인 드니스 오펜시브(The Kindness Offensive)의 웹사이트(http://thekindnessoffensive.com)에서 진행 중인 활동을 보고 아이디어 를 얻을 수 있다.5 카인드니스 오펜시브는 인류가 역사적으로 베풀어온 가장 친절한 행동을 체계화해 남을 적극 도우 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예를 들면 런던의 한 병원에 있는 모든

아이에게 장난감 선물하기, 팬케이크 50만 개 나눠주기, 브리튼 섬에서 열리는 여러 페스티벌에서 몇 톤의 증정품 나 눠주기, 가난한 가정에 의약품과 생필품 무료로 제공하기, 노인들을 위한 티 파티 개최하기, 열 살짜리 소년에게 일렉 트릭 기타 구해주기, 딸을 깜짝 놀라게 해주려는 아버지의 소망대로 모스크바 서커스단 공연 맨 앞좌석 표와 무대 뒤 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볼 기회 제공하기 등이 있다. 창립자의 이름이 데이비드 굿펠로(Darid Goodfellow. '좋은 친구 데이비 드라는 뜻-역주)인 것도 아마 우연은 아닐 것이다.

'주는 자가 얻는다'가 좌우명인 이반 마이스너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조직 BNI(www.bni.com)에서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밥 버그(Bob Burg)와 존 데이비드 만John David Mann)이 지은 우화 《레이첼의 커피(The Go-Giver)>를 읽고 베푸는 것 이 자신의 직업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모임 고-기버 커뮤니티(Go-Giver Community)도 훌륭한 자극제다

A]C(www. thegogiver.com/emmunity).

 

8. 개인적으로 너그럽게 행동하라: 혼자 베푸는 쪽을 선호한다면 GOOD 30일 도전(www.good.is/ post/thersood-3o-day-challenge-become-a-good-citizen)을 시도해보라. GOOD은 한 달에 한 번 색다른 방식으로 베풀 것을 계안한다. 친절한 행동의 다양한 예를 보려면 사샤 디처(SashaDichter) "30일간의 너그러움 체험(http://sashadichier.wordip.ess.com)'과 라 이언 가르시아(Rg 20 Garcia) 1년간 매일 친절한 행동 한 가지씩(www: 366randomacts .0g) 에서 확인해보라.

어큐먼 펀드의 최고혁신책임자 디처는 한 달 동안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든 사람의 부탁을 너그럽게 들어주기 로 했다. 작락(20cDoc, 미국 병원 검색 서비스-역주)의 영업부서 증역 가르시아는 멘토로서 부하직원을 이끌어주는 일, 고객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감사를 전하는 일 등 매일 한 가지씩 친절한 형동을 1년 동안 실천하고 경험담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6장에서 살펴보았듯 매주 2~11시간 동안 이런 경험을 했을 때, 그리고 매일 한 가지씩 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여러 선행을 한꺼번에 했을 때 정신적으로 가장 큰 보상을 얻는다.

9. 프로젝트의 지금 조달을 도와라: 어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자금 지원자를 구하는 사람이 많다.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위 한 최대 투자 플랫폼으로 알려진 리스타터(Kickstarter)에서 영화, , 비디오 게임, 음악, 연극, 회화, 기타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고안해 자금 지원자를 구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키바의 웹사이트(www.KIv4.018)에서는 개발도상국 사업가들에게 25달러나 그 이상의 소액을 대출해주는 기회가 기다린다. 두 사이트 모두 당신이 도와준 사람들이 이 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진전 상황을 확인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10. 도움을 더 자주 구하라: 다른 사람이 기버가 되길 바란다면 직접 부탁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도움을 요청한다 고 해서 늘 빚을 지는 건 아니다. 세상엔 기버도 있고 도움을 청함으로써 그들에게 자기 가치를 표출하고 스스로를 가 치 있는 사람으로 여길 기회를 만들어주는 사람도 있다. 5분 동안의 친절을 요구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빚을 지는 셈 이므로 만일 상대가 매처라도 되갚아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셰릴과 웨인 베이커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만큼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도 호혜의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말고 남들을 너그럽게 도와라. 또한 당 신에게 필요한 것을 자주 부탁하라"라고 강조한다. 누구에게 부탁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면 링크드인 오픈 네트워커 (Linkedin Open Networker)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구든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또 관계를 맺고 있다(www.cio.com/article/print/470122 www.linkedin.com/groups/Pay-It-Forward-Open-Networkers-395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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