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디지털 중독자들
• 부제: 인터넷 의존증이 바꿔놓은 세상
• 저자: 베르트 테 빌트 지음 | 박성원 옮김
• 출판: 율리리스
안녕하세요?
오늘의 책은 ‘디지털 중독자들’이라는 책입니다.
지은이
베르트 테 빌트 Bert te wildt
정신과 의사, 심리치료사. 보홈Bochum의 루르대학 LWL-대학 병원의 심신의학 및 심리치료학과 교수로, 해당 학과에서 개설한 미디어 전문 외래진료 클리닉을 이끌며 인터넷 및 컴퓨터 게임 의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독일의 '미디어 의존 전문가협회'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저서로 <미디어화: 미디어에 의존하는 인간 (2012)이 있다.
옮긴이_ 박성원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독과 국제회의 동시통역을 전공했다. 독일문화원 주재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디플롬' KDS 및 GDS를 받았으며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 번역자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마음의 오류><모두가 열광하는 셀프 마케팅 기술> 〈리더십: 소크라테스부터 잭 웰치까지><지구는 왜 점점 더워질까> <아이의 영혼을 위한 가장 아름다 운 이야기><너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어줄게><누가 바다를 훔쳐갔지> 등 다수가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회에 참가할 때마다 우리는 인터넷 의존과 관련된 일을 한다는 이유로 많은 비웃음과 비판을 받았다. 오늘날 인터넷 의존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점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독자적인 병증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인터넷 의존증 중 가장 흔한 형태인 온라인 게임 의존증은 2013년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의사와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학술 단체에서 연구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의존증이 질환으로 완전히 인정받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온라인 게임 의존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전문적인 치료와 지원을 받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늘날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의 과다 사용과 관련하여 어디부터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에 해당하는지. 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책은 인터넷 의존증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또한 인터넷 의존증이라는 새로운 중독 질환의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발생 조건도 상세하게 다루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인터넷을 비난하는 것은 결코 아님을 강조해야겠다. 나 자신도 인터넷 없이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비판적인 시각을 지녀 디지털 혁명에 동참하고 디지털 미디어를 사려 깊게 사용하자는 것이지, 인터넷을 근본적으로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현재 우리 사회가 디지털 혁명의 결과를 지나치게 우려하는지, 아니면 너무 가볍게 여기는지를 묻는다면 내 대답은 명백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특히 자녀들의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에서 특히 인터넷의 부정적인 측면을 논할 때, 이는 의사이자 심리치료 전문의로서 인터넷 의존 환자들을 대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책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의존증이라는 새로운 질환의 위험을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이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급속도로 치닫고 있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어느 순간 반대 운동을 끌어내 우리가 아날로그적 삶을 되돌아보고 사람 대 사람으로 직접 만나며 자연과 문화 안에서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자로 하여금 현실 세제*에 서 타인과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서문:
네트워크화, 과도한 게임,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
세상은 디지털 원주민들의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에 따르면 디지털 이주민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을 도저히 좇아갈 수 없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지 못한 세대이자 우리 중 대다수가 속하는 이른바 디지털 이주민 세대는 어쩌면 인류가 사이버 공간으로 이주할 때 그 행렬 속에 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사 람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목적에 따라 악용하는 정치권과 기업들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디지털 원주민에게 삶의 공간인 인터넷은 감히 어떤 비판도 받아서는 안 되는 고귀한 존재다.
디지털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아날로그 세계를 돌아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기를 바란다. 단언하자면 오늘의 디지털 원주민은 내일의 디지털 페인이 될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어쩌면 발전적 인 미래에 동참하지 못하고 도태될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 아니라 바로 디지털 원주민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고 의존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혁명의 승자가 아니라 패자다.
네트워크화!
의존의 위험을 외면하다
우리가 인터넷 의존증의 위험을 눈먼 사람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회 전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디지털미디어에 집단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개개인의 사례가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알코올 중독과 마찬가지다. 나는 인터넷 의존을 알코올 중독과 비교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 다. 하지만 이제 이 둘의 유사점은 매우 명백해졌다. 알코올은 우리 문화의 일부다. 다른 한편으로 알코올 의존은 니코틴 의존을 제외하면 독일어권 국가에 가장 만연해 있는 중독 질환이다. 다시 말해 알코올 의존은 독일어권 국가에서 가장 흔 하게 접할 수 있는 정신 질환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대부분 알코올음료를 일종의 문화적 재화로 여기기 때문에 알코올에 내재된 위험성을 간과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알코올 의존과 인터넷 의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알코올과는 달리 인터넷은 즐거움을 위한 기호 품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가꾸어가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와 경제, 교육 및 노동 제도는 인터넷 없이는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하루아침에 모든 알코올이 사라진다면 거대한 산업 하나가 붕괴되기는 하겠지만 우리의 사회적, 정치 적 삶은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인터넷 전체가 하루아침에 붕괴된다면 이는 사회가 붕괴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지극히 많은 절차를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 삶을 지해준 다수의 아날로그 요소를 잃어 버렸기 때문에, 인터넷이 붕괴되기라도 하면 우리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때문에 모두가 조금씩 더 인터넷에 의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Chapter 1
남용에서 중독까지: 진단
• 킴벌리 영이 제시한 인터넷 의존 진단 기준, 1996년 인터넷 의존이라는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음 8개 항목 중 5개 이상의 증상에 해당해야 한다.
1. 끊임없이 인터넷 생각(방금 전, 온라인에서 했던 여러 행위와 조금 후 할 것에 대한 생각)에 몰두한다.
2. 좀 더 많은 만족감을 얻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보내는 시간을 강박적으로 늘린다.
3.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고 제한하거나 중단하려 해봤지만 실패했다.
4. 인터넷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려고 시도하면 불안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우울해지거나 극히 예민해진다.
5.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본래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6. 인터넷 때문에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나 직장생활이 소홀해졌거나 파탄에 이르렀고, 취업 기회를 놓쳤다.
7. 인터넷 사용 시간과 사용 여부를 감추기 위해 식구들, 상담치료사 혹은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한 적이 있다.
8. 당면문제들을 외면하려고, 혹은 우울한 기분(무력감, 죄의식, 두려움, 우울함 등)을 달래보려고 인터넷을 한다.
•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차 개정판에 제시된 온라인 게임 의존 진단 기준
온라인 게임 의존이라는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음 9개 중 5개 이상의 항목에서 '그렇다’ 라는 대답이 나와야 한다.
1. 온라인 게임에 매우 심취해 방금 전까지 인터넷에서 했던 게임 장면이 떠오르고, 다음에 할 게임이 자꾸만 기다려지며, 게임이 주된 일상이 된 상태인가?
2. 게임을 위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경우 금단현상이 나타나는가?
3. 온라인 게임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마음이 예전보다 더 커졌는가?
4. 게임 시간을 조절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는가?
5. 게임에 몰두하느라 예전에 즐겨 했던 취미와 활동에 관심이 줄어들었는가?
6.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알지만, 여전히 게임을 과도하게 지속하고 있는가?
7. 가족이나 상담치료사 혹은 다른 사람에게 온라인 게임으로 보내는 시간을 속인 적이 있는가?
8. 무력감이나 죄책감 혹은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러한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 게임을 하는가?
9.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해서 중요한 대인관계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겼거나, 교육 이수나 경력을 쌓을 기회를 놓칠 뻔했거나 잃은 적이 있는가?
9개 질문 중 '그렇다' 라는 대답이 5개 미만인 경우라도 적어도 인터넷 남용에 해당할 수 있고, '그렇다'라는 대답이 5개 미만이지만 다른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정신적 공황으로 생기는 치명적 남용
인터넷 의존이 심각한 중독 질환이라는 사실은 당사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합병증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알코올이나 헤로인 같은 물질 중독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도 과도하게 사용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사실이다. 심각한 중독 상태의 헤로인 중독자에게 한 방의 헤로인 정맥주 사가 치명적으로 죽음을 초래하듯, 심신이 피폐해진 인터넷 의존 환자에게도 컴퓨터 앞에서의 몇 시간이 결정적으로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 의존증이 심각한 집단 현상이 된 한국에서는 인터넷 의존증 때문에 생긴 신체적 합병증으로 10명 이상이 사망했다(2장 참조). 누군들 이러한 사실을 쉽사리 납득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는 온라인 게임 중독만 컴퓨터 앞을 떠날 수 없을 정도의 중증으로 발전했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신체 활동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게임하다가 쓰러지고 마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하면 온라인 게임에 심각하게 빠진 이들이 화장실 가는 시간을 아끼려고 컴퓨터 책상 아래 빈 병을 두고 혹은 카테터를 체내에 삽입 해 소변을 해결하는 것은 상당히 역겹지만 약과에 불과하다.
인터넷 의존으로 사망한 사례들은 대부분 수분 부족으로 발생한 순환 정지에 해당한다. 과도한 카페인 함유 음료의 섭취 와 이로 인한 수면 부족은 심장부정맥을 유발하여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밖에 운동 부족으로 하지정맥류가 치명적인 폐색전증을 유발하여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다.
Chapter 2
게임, 갈팡, 색스: 인터넷 의존의 여러 유형
소셜 네트워크 의존은 지금까지 알려진 특수한 인터넷 의존 3가지 중 현재 가장 드물게 나타나는 유형이며, 온라인 게임 중독은 특히 소년과 청년들에게서 나타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인터넷에 의존하는 사례가 드문 것은 지금까지 여성이 상대적으로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여겨져왔다. 그래서 사회적 교류에 관심이 높고 사회적 능력이 평균을 웃도는 여성적 특성을 인터넷 의존증상을 방지하는 요인으로까지 간주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혹은 왓츠앱Whatsap(인스턴트 메신저의 일종으로 원도폰 7, 심비안 OS. 블랙베리, 안드로이드. 10S에서 지원된다-옮긴이) 등의 소셜 네트 워크가 엄청난 성공을 거듭하자, 지금까지 여성을 인터넷 의존에서 보호해왔다고 여겼던 요인이 바로 인터넷 의존으로 이끄는 중독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었다. 독일연방보건부에서 의뢰한 다음의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 해준다.
지금까지 우리 병원을 찾아온 중년 남성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인터넷 섹스 사이트, 그 중에서도 음란물 사이트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이들을 병원에 보내는 사람은 주로 아내 또는 직장 상사들이지만, 일단 이들을 치료해보면 그간 당사자들이 의존 증상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이들은 포르노를 점점더 많이 보고 싶은, 물리칠 수 없는 충동 때 문에 자칫하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사이버 음란물 중독의 정도는 지금까지 어떤 성적 욕구가 얼마큼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지와 연관이 있다. 이 경우 대개 진단을 내리기 전에 당사자와 많은 시간 동안 대화해야 한다. 당사자가 본인의 성적 욕구와 환상에 대해 이야기하려 면 상담자와 충분한 신뢰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의존자들이 처음부터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은 대부분 현실에서 실행할 수 없는 성적 욕구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사이버 음란물에 중독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당사자가 원하는 성적 행위를 아내나 애인이 함께해주지 않거나 거부해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성적 욕구가 해소되지 않아서다. 예를 들어 사디즘이나 마조히즘적 행위 혹은 그룹 색스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 외에도 파트너가 감 당하기 불가능할 만큼 자주 성행위를 원해 사이버 음란물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육체가 개입하는 행동 중독:
섹스 중독과 운동 중독
오늘날 사람들은 알코올과 헤로인이 인간의 뇌 속에서 어떻게 의존 증상을 유발하는지 상당히 잘 안다. 알코올과 헤로인 은 육체적• 정신적 메커니즘이 함께 작용한다. 이러한 중독 물질은 무엇보다 우리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한다. 중독 물질이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면 몸에서 체내 합성물질이 분비돼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물질은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모르핀과 마찬가지 로 헤로인과 매우 유사한 특성을 나타낸다. 즉, 우리는 자극적인 상황에서 흥분한 자신을 열광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는 체내 합성물질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아드레날린 덕분에 열광 상태에 이르면 높은 효율을 내도록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 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무언가 멋진 보상을 기대해 흥분하고, 행복해하는 순간에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몸은 어떠한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보상 체계와 그 전달 물질들은 우리의 몸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진될 때에 도 개입한다. 이런 점을 살펴보면 운동이나 섹스가 의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쇼핑 중독도 이와 유사하다. 도박 중독과는 달리 쇼핑 중독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이 더 많다. 이것의 특징은 쇼핑 행위 자체가 결정적인 희열을 주는 반면, 쇼핑한 물건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심지어 포장도 열어보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쇼핑 중독자들은 물건을 구입하고 시간이 지나면 감당하기 벅찬 물건들을 또다시 사 모았다는 사 실에 부끄러워할 때가 많다. 쇼핑 중독의 결과 쓸모없는 물건과 빗만이 잔뜩 쌓여간다.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 Theodor Adorno는 잘못된 삶에는 올바른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물론 우 리의 새로운 가상공간이자 두 번째 주소지인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우리 삶의 공간과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면, 인터넷은 실제'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분명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사이버 공간 안에서 살 수 있다는 이른바 허황된 구원의 약속은 실제로 잘못됐다. 인간은 육체 없이는 살 수 없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파트너와 센스를 하며, 친구에게 문병을 갈 때, 즉 다양한 종류의 인간관계를 맺을 때 우리에게는 항상 육체 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에는 올바른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다.
인터넷 의존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와 온라인 게임 의존을 더 자세히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해당 유형에 의존 현상을 보이는 층은 주로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들이다. 즉, 인터넷 속에서 성장했고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라 불리는 이들 말이다.
Chapter 3
인터넷 의존을 유발하는 원인
: 미디어, 사회. 개인
이미 오래전부터 인터넷에서는 사람들끼리의 정보 교환보다 컴퓨터와 프로그램 간의 정보 교환이 더 빈번히 이루어져왔다. 컴퓨터와 프로그램들이 교환하는 주된 정보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날마다 인터넷에 남기는 흔적 Data track이며,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정보를 교환하는 목적은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사람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사람들을 좀 더 다루기 쉬운 소비 자와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재 다양한 모바일 기기들은 실제로 이보다 훨씬 깊숙이까지 삶 속에 침투하고 있다. 구글이 안경 렌즈에 장착한 화면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을 개발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구글 글래스에는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까지 탑재돼 있으며 다음 제품도 이미 개발 중이다. 바로 화면과 카메라 기능이 있는 콘택트렌즈다.
머지않아 웨어러블 컴퓨터 혹은 생체이식형 컴퓨터가 현재 스마트폰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것이다. 손목에 부착하거나 시계처럼 착용하는 최신 디지털 기기는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디지털 만보기가 내장된 시계는 최근에 판매율이 매우 높은 인기 상품이다. 거대기업과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뒤를 쫓아다닌다. 컴퓨터 칩을 피부 안쪽에 이식하려는 첫 시도도 이미 실현 단계에 있다. 이로써 우리는 아주 서서히, 하지만 매우 확실하게 절반은 인간이고 절 반은 기계인 사이보그, 즉 하이브리드(잡종, 혼합물 등을 의미하는 용어-옮긴이)가 되어간다. 이런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몸의 주인일까?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의존적인 존재로 전락하게 될까? 혹 자기 의지가 아닌 외부의 의지로 움직이는 기계의 꼭두각시가 되진 않을까?
미디어가 인간 영혼의 보조물이 될 거라는 맥루한의 예측은 적중했으며, 이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즉 우리는 이제 미디어 기기의 인공 보조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는 이보다 훨씬 극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도 이미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모바일 기기들은 우리를 더욱 강력하게 지배하기 위해 삶을 파고든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의존에 관한 문제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이렇게 불안한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특히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갈수록 스마트폰 과 기타 모바일 기기들을 어릴 때부터 더 많이 사용하는데, 신경계의 발달 과정상 이 기기들에 중독될 위험이 성인보다 훨씬 크다. 극소형 컴퓨터들이 이처럼 발전하고 승승장구하는 것은 소셜 네트워크의 급속한 성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 다. 이 상황에서 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셜 네트워크 의존이다. 우리 병원의 미디어 전문 외래진료소에서는 아직까지 소셜 네트워크 의존 사례가 드물지만, 일부 국제적 연구 논문에는 오래전에 등장한 바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고 음란물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 의존의 세 가지 유형 모두에게 스마트폰은 본격적인 중독으로 인도하는 이른바 ‘초기 약물Gateway drug'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난 사업이 음란물과 연관된 것이었다. 이 같은 흐름을 따라 업계에서는 초창 기부터 상상해왔던 일, 즉 좁은 의미에서의 사이버 색스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다. 여러 개의 센서와 마사지 기능이 있고 전선을 통해 컴퓨터에 연결되는 전신 의복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목표는 이 장비를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 들이 인터넷상에서 섹스를 하면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원초적인 유형의 사이버 음란물은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최근 다시 개발되고 있다. 인간의 성과 관련한 이러한 기술은 인터넷상의 많은 중독 매체와 마찬가지로 실제 사람들과의 만남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하지만 추측컨대 이런 장비가 실용화되기 전에 로봇 기술과 바이오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여 인간이 안드로이드(겉보기에 말이나 행동이 사람과 거의 구별이 안 되는 로봇을 의미함. 우리말로는 '인간형 로봇'이라고 한다-옮긴이)와 섹스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안드로이드는 어떤 인간보다도 인간의 욕구를 더 정확히 충족시키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나는 직업상의 필요로 다소 관음증적 행동을 해야 하거나 해도 될 때가 있다. 이처럼 타인의 행동을 엿보 면서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다양한지, 혹은 얼마나 저급해질 수 있는지 깨달을 때마다 놀라기 일쑤다. 성이라는 주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소화해내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도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환자에게 서 인터넷에서 보았거나 관음증적으로 훔쳐본 성행위에 대해 들을 때가 있다. 내 수치심과 인내심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사람들이 과도한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경우 때때로 환자들의 이야기를 중단시킨다. 이들의 관음증은 경우에 따라서는 노출증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특히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의 연구팀들이 인터넷 의존의 다양한 측면에 관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 았다. 물론 이들 국가와 독일 사이에는 문화적 차이가 있으므로 해당 연구 결과를 직접 적용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시우 킨 황Xuain Huang을 주축으로 하는 중국의 연구팀은 인터넷 의존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모의 양육방식을 연구했다.
200명이 넘는 인터넷 의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중국인 부모는 대개 자녀교육에 과도하게 개입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서적 따스함을 주는 데는 소홀하며, 심지어 자녀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개별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겠지만 이 연구는 중국의 인터넷 의존자들이 대체로 부모의 교육열은 매우 높았던 반면, 정서적으로 온전히 돌봄을 받는다는 느낌은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 시절의 애착관계다. 청소년이 인터넷으로 도피하는 잠재적인 이유 두 가지를 생각해보면 첫째, 이들은 인터넷으로 들어감으로써 과도한 요구를 하는 부모의 양육방식에서 벗어나려 한다. 둘째, 이들은 부모에게서 받지 못한 긍정적인 정서적 체험을 인터넷 안에서 보상받고자 한다. 이러한 관계가 인터넷 의존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행동 유형은 많은 인터넷 의존자들에게 해당한다. 나이 어린 인터넷 의존자들은 흔히 인터넷 안으로 들어가 어른들의 세계(직업교육이든, 직장이든 파트너 관계든)
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에서 벗어나려 한다. 또한 이들은 현실에서 충족시키지 못한 정서적 욕구 혹은 성적 욕구를 인터 넷에서 보상받고자 한다. 물론 이는 인터넷 의존의 발생 원인을 상당히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향후 관련 분야 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자녀가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도록 부모가 예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에 관한 연구는 더욱 중요하다. ***
어떤 형태로든 부모를 비난하고 낙인 찍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부모 자식 간의 일련의 상황은 설사 부모 가 자녀의 인터넷 의존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아무도 의식하지 못한 채 진행된 것이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며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기꺼이 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부모라 해도 역시 인간에 불과하며, 따라서 한계가 있고 과오를 범한다. 부모들이 범하는 이러한 과오는 흔히 자신이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체험한 것과 연관되어 있다. 지금 부모인 사람들도 부모의 품을 떠나 건강하고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실수하며 성장해온 것인데.
이를 단순히 탓하기만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우리는 외래진료 클리닉을 찾아오는 부모를 보면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자녀와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애쓰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더 우려하는 쪽은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자녀를 보면서도 아무 문제의식이 없어 누구 하나 적절한 시기 에 제동을 걸지 않는 가족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것을 전부 방향을 바꿔 이렇게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면 가족이 필요 하다. 육체와 정신을 따뜻하게 해주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가족이 필요하다. 가족이 이러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세상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경우 현실 세계를 줄곧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이 를 대체할 다른 세계를 갈구하며, 사이버 공간이 바로 내가 찾던 세계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친구 및 남녀 관계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거절당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회피한다. 실망할 것을 두려워하여 점점더 사람 들에게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은 인터넷에 의존하게 될 위험이 크다.
상담을 받으러 찾아온 인터넷 의존자 중 많은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만날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지속적인 연애 관계를 유지한 적이 전무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 외로움이 인터넷 의존을 야기했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기란 간단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이 두 요소는 서로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경 힘을 한 사람은 가상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인터넷으로 들어가며, 결국은 인터넷에 의존하게 돼 그간 남아 있던 친구와 애인까지도 잃고 만다.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상의 친구든, 채팅 사이트와 데이트 포털 사이트상의 연인이든, 가상 공간에서의 만남은 인터넷 의존자들에게는 빈약한 공동체적 삶을 보충해준다. 특히 페이스북이 인기를 누리는 과정에서 친구라는 단어가 과도하게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언어 사용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친구라는 단어의 남용은 인터넷 의존자들 스스로에게도 친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0IM-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독일의 청소년들은 평균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290명의 '친구들'이 있었다). 현실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인터넷 의존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수백 명과 연 락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현실의 외로움은 점점 더 커진다. 가상의 관계와 의사소통 하는것 또한 과도하다. 아무리 몇 번 클릭에 온라인상의 친구나 연인과 연락할 수 있다 해도, 우리는 영원히 누군가를 찾아 헤매며 최종적으로는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게 된다.
곁에 아무도 없이 혼자 지내는 것이 인터넷에 의존하게 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인간은 교류하며 사는 존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우리는 타인과 감정적 • 육체적 교류를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만일 인터넷상의 만남이 현실로 이어지고 사람들도 이를 목표로 한다면 인터넷은 하나의 축복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의 타인을 향한 헛된 갈구가 중독으로 이어진다면, 인터넷은 저주가 될 뿐이다. 사람들을 이웃으로부터 자꾸만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사회
인터넷 의존 현상이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고 최초로 전염병처럼 퍼져 나간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바로 한국이다 한국에는 인터넷 의존 의심 환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는 임상기관이 100여 곳이 넘는다. 인터넷 의존이 국가 차원의 문제가 된 것이다. 한국은 디지털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시대의 흐름을 조기에 읽고 최신 정보기술(1T) 역점을 두어왔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국민에게 인터넷 확장과 설치에 필요한 보조금 지원을 의미 있는 것으로 여겼다.
이때 인터넷 사용자의 연령에도 아무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이런 정책이 인터넷 의존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 사회에서 담배나 도박 같은 중독 매체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는 그 사회의 해당 중독 질환의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 간단히 말해 담배 자판기와 자동 도박기가 많이 설치돼 있을수록, 그리고 그러한 기기에 청소년들의 접근이 용이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니코틴과 도박에 의존하게 된다. 한국에서의 인터넷 접근성과 인터넷 의존의 상관관계도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물밀듯이 밀려오는 디지털 혁명에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이 문제에 대해 당국이 단호하게 선을 긋고 이를 경제적 이익과는 별개로 관철할 용의가 있는지의 여부가 인터넷 의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담배와 도박 산업의 공격적인 로비 활동을 떠올려보면 이것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요인 외에 또 다른 사회적 측면이 눈에 띄는데, 이 또한 한국에서 인터넷 의존 현상, 그 중에서도 특히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중독 현상이 특별히 심하게 나타난 것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한국은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IT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이미 학창 시절부터 성적 에 어마어마한 압박을 받는다.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의 성취'에 대해 부모, 학교, 사회가 요구하는 바가 매우 높다. 하지만 유년기를 장차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여기고 어른들이 정한 효율적이며 지적인 기대치에 맞추는 것을 가 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 시기의 아이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가벼운 놀이적 요소를 누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와 기업이 생산성을 키우려고 주력했던 부분, 즉 사이버 공간에서 아이들이 놀이적 요소를 보충하려 드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수천 명의 한국 성인들이 게임에 빠져 있는 현상은 실적에 대한 압박감을 상쇄하려는 무의식적인 반란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성취와 소비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 밖에도 근로와 생산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칭송하는 민족들이 있다. 독일어권 국가에서도 초등학생에게 가하는 압박은 상당히 크다. 웬만큼 괜찮은 직업을 얻으려면 어쨌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을 아이들의 머릿속에 은연중에 불어넣는다. 학교 수업은 점점 더 늦은 오후까지 확대되어가며,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낙제를 피하기 위 해서가 아니라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과외 수업을 받는다. 이는 더 이상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거의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어른들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나친 성과를 요구하면 이들은 어른 사회에 발을 내딛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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